코트 달구는 ‘화끈 리베로’ 부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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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삼성화재로 이적한 부용찬

161개 디그 1위 기량 꽃피워
서브 리시브도 리베로중 선두

투지 넘쳐 ‘분위기 띄우기’도
“소문대로 강한 팀훈련 견뎌
매일 발전하는 내 자신 뿌듯”

부용찬(27·삼성화재·사진) 시대가 열렸다.

국내 프로배구의 리베로 포지션은 여오현(38·현대캐피탈)이 독주했다. 하지만 세월에 맞설 장사는 없는 법. 여오현이 뒤로 밀려나자 부용찬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대한민국 간판 리베로로 떠올랐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KB손해보험(당시 LIG손해보험)에 입단했던 부용찬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옮겼다. 지난 5월 센터 이선규(35)가 자유계약(FA) 자격으로 삼성화재를 떠나 KB손해보험과 계약하면서 부용찬에게 변화가 닥쳤다. 삼성화재는 이선규를 내주는 대신 보상선수로 부용찬을 지명했다.

프로배구 규정에 따르면 FA를 영입한 구단은 FA의 원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금으로 주거나, 200%에 보상선수를 얹어줘야 한다.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다는 건 기분 상하는 일. 하지만 부용찬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부용찬은 “보상선수이기에 서운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며 “삼성화재는 특히 우승권에 가까운 구단이기에 여기선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가 부용찬을 선택한 건 구단과 선수에게 모두 득이 됐다. 부용찬은 14일까지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에서 161개의 디그를 성공, 이 부문 최다를 유지하고 있다. 디그는 스파이크 등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것(서브 리시브 제외)을 뜻한다. ‘수비 전용’ 리베로의 가치를 재는 척도인 디그 성공률은 77%에 이른다.

부용찬은 세트당 평균 3.746개의 서브 리시브를 챙겨 이 부분 6위에 올라 있다. 서브는 리시브가 약점인 선수를 노리며, 부용찬의 서브 리시브는 리베로 중에선 1위다. 부용찬의 올 시즌 서브 리시브 성공률은 53.77%로 지난 시즌(48.70%)보다 높아졌다. 부용찬은 “순위표는 보지 않더라도 경기 기록지는 게임이 끝난 뒤 항상 확인한다”면서 “6개 구단의 리베로와 모두 친하지만 ‘리베로 중에선 부용찬이 가장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고, 그렇게 된다면 팀 우승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73㎝인 부용찬은 그러나 코트에서 크고 화끈한 ‘액션’으로 동료들을 북돋는 게 장기. 부용찬은 “패기와 투지에선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여겼었는데, 삼성화재에 와서 보니 다들 나보다 더 패기 있고 투지 넘쳤다”면서 “그래서 더욱 힘을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부용찬은 “삼성화재의 훈련은 소문처럼 강해 견디기가 힘들었지만, 개인의 발전을 위해선 큰 도움이 된다”며 “하루하루 스스로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