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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6년 12월 16일(金)
나이 든다는 것… 그 가혹한 사회적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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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 / 애슈턴 애플화이트 지음, 이은진 옮김 / 시공사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오죽하면 국사에 몰두해야 할 대통령조차 주름살 완화 및 미용을 위한 주사와 피부 시술 의혹이 제기되고 있을까. 누구든 매일 아침이면 어제보다 나이가 들어서 깨지만, 나이가 든다는 걸 좀처럼 흔쾌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나이 듦’을 바라보는 개인적 혹은 사회적 시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에이지즘(Ageism)’은 ‘연령차별’이란 뜻이다.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장애인차별과 다를 게 없다. 나이가 많고 적은 것에 따라 가해지는 차별이 연령차별이다.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 취급을 받는 차별도 있지만, 이 책이 주로 다루는 연령차별은 나이 든 이들에 대한 것이다. 연령차별도 모든 차별이 그렇듯 집단 간의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고착화한다.

사실 늙는다는 것, 나이가 든다는 건 그리 나쁜 일이 아님에도 나이 든 이들이 자신의 나이를 감추는 것은 젊음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연령을 차별하는 편견 때문이라는 게 이 책의 주된 주장이다. 저자는 미국 사회가 미디어와 대중문화를 통해 알게 모르게 ‘나이 듦’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며 비난한다. 이를테면 ‘주름은 보기 흉하다’거나 ‘노인은 쓸모가 없다’ 또는 ‘나이 든다는 건 서글픈 일이다’와 같은 메시지들이다. 젊은이의 이미지는 긍정적이고, 노인의 이미지는 늘 부정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첫 ‘경로우대’를 받았을 경우, 그것이 ‘공정한 할인’임에도 당황하거나 어찌할 바를 모르고, 심지어 굴욕감마저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나이 듦에 대한 이런 사회적 편견은 은연중에 노인들의 스스로에 대한 편견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나의 미래가 지금의 나보다 못할 것’이라는 편견, ‘나이 든 내가 젊은 시절의 나보다 못하다는 편견’…. 이런 것들이야말로 노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나이를 부정하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말년에 돈이 궁해질까, 병에 걸릴까, 혼자 쓸쓸히 죽게 될까 걱정스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저자가 건네는 위안은 이런 것이다. 휴양지에서 멋지게 파도를 타는 은발의 노년도 있고, 병원 침대에서 시들어가는 작은 체구의 노인도 있지만, 우리들 대다수는 그 중간쯤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근력은 떨어지고 기억력은 감퇴하겠지만, 마지막까지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연령차별의 편견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편견이 얼마나 허약하고 정형화된 근거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를 증명한다. 그리고 이 같은 편견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노인들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지만, 우리의 사정도 별반 차이가 없다.

저자의 결론은 우리 사회가 나이 든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쓰나미 같은 재앙도 아니고 끔찍한 비극도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충분히 예견된 현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공공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고 우선순위를 재편하는 것으로 고령화사회를 대비하며, 노인들이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궁리하고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애쓰는 노인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은 결국 ‘경제적 생산성’으로 사람의 가치를 재단하는 시스템의 문제까지 가 닿게 된다. 저자가 얘기하는 건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한’ 세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력적으로 사람의 가치를 재단하는 연령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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