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지자체 평가>서울·대구·경기 S등급… 풍부한 인력·산업에 행정력 뒷받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② 광역단체장 전략 부문

인천· 부산· 광주는 A등급
S등급과 큰 차이 안벌어져

대전·울산·경북·경남·전남
공약이행 충실한 광역단체

과거의 공급자 중심 벗어나
미래비전과 전략 제시해야

전략적 관점에서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최상위 S등급을 받은 곳은 서울시, 대구시, 경기도이다. 물론 서울시와 경기도는 재정규모와 자립도, 풍부한 인력 및 산업, 교육과 복지 여건 등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반드시 고도의 전략과 행정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어 A등급은 인천시, 부산시, 광주시로 S등급과 크게 차이는 없다. 전략도출 및 수립과정을 보면 의견수렴과 과학적 분석 항목에서는 대구시를 제외하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가 부족하거나 혼란스러운 공약집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구시의 경우는 경제, 문화, 환경, 안전복지, 소통협치 등 전 분야에 걸친 과학적 분석, 시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제, 장단점 파악을 통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내륙도시의 한계와 권위적인 대구의 전통적 이미지를 청산하는 전략으로 과감한 개혁과 혁신, 시민중심 정책, 시민행복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광주시와의 ‘대구·광주 달빛동맹’을 통해 국회의원은 물론, 민관협력의 상생 노력은 오랜 지역 간 갈등을 뛰어넘는 좋은 상생전략으로 평가된다. 양 도시의 의료산업과 친환경자동차산업 상생협약은 매우 주목할 만한 시도로 미래지향적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시는 모든 항목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보였다. 소통과 현장중심의 시정을 알 수 있게 하는 원순씨의 X파일, 라이브 서울 생중계, 천만상상 오아시스 등은 정책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민의 의견수렴과 어젠다 발굴 등 투입과정의 모범답안으로 평가됐다. 심야버스, 안심주택, 친환경 급식, 토요일 스쿨버스 제공, ‘디지털기본계획 2020’ 등은 창의적이며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서울의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스마트도시 미래전략으로 평가된다.

경기도의 미래전략보고서 ‘경기비전2040’은 미래전략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과학적, 분석적, 미래지향적이며 실현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의 재배치 등 전략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도 직원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글로벌 스탠더드 대표사업으로 연계하는 ‘Young Idea’제도는 BSC(Balanced Score Card·균형성과평가제도) 성과관리시스템과도 연계돼 승진과 성과급 등 인센티브 제공도 파격적이다.

인천시와 부산시는 해양도시라는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광주시는 전통적인 문화의 도시이다. 민선 6기 인천시는 특히 재정위기단체라는 불리한 조건에 묶여 다른 광역단체에 비해 예산의 균형적 배분이 어려운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만 인천시대를 열어가는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시민행복 체감지표를 개발해 인천주권(교통, 인천형복지, 환경, 해양, 문화)을 선언한 것은 우울한 인천의 이미지를 벗고 시민이 행복한 인천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부산시도 2015년 재정위기단체로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2016년에는 이를 극복해 내년 예산을 미래투자 등 6대 분야 20개 핵심추진 과제에 중점 배분할 계획이다. 부산발전2030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전략의 핵심은 수요자 중심의 시민생활체감형 계획이며, 개별사업 중심이 아닌 생태계 플랫폼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시민행복형 정책을 핵심전략으로 삼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대표적인 예로, 현재 간접고용인원 827명 중 727명(91%)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광주표 정책’ 집중 발굴을 통해 전국 최초로 청년취업 전담부서를 만들어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청년위원회를 만들었다. 한마디로 광주시는 세심하게 시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는 감성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공약이행에 충실한 광역단체는 대전시, 울산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전라남도이다. 대전시는 안전한 대전, 따뜻한 이웃, 건강한 시민을 3대 시정전략으로 제시하고 대전시민경청위원회를 통해 시민과의 경청, 통합의 시민중심 8대 분야 95개 사업을 선정했다. 울산시는 울산형 창조도시로의 변화를 미래전략으로 제시하면서 파워·휴먼·프레스티지·콤팩트·메가 시티를 중장기 발전계획으로 수립했다. 경상북도는 글로벌 수준의 국가백신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핵심전략으로 제시해 추진 중이다. 전라남도는 가고 싶은 섬, 숲속의 전남, 에너지밸리 연구개발특구 확대 등 환경친화적 도시생태계 조성을 주요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강원도와 제주도는 각각 지역의 특성과 환경에 적합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제주도는 자연환경 보존과 에너지 생산 및 소비가 지속 가능하도록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 전기차, 스마트 관광 등 스마트 제주도를 표방하고 있다. 강원도는 강원비전2040을 수립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지역가치와 이익제고를 위한 강원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충청북도는 공약실천을 위한 도정자문단을 운영하고, 전라북도는 친환경 농어촌 발전과 인간중심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전략은 정치, 경제, 군사, 경영에서 흔히 사용되는 개념이다. 고대 그리스가 페르시아를 물리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상대편의 약점과 자기 조직의 장점을 제대로 파악해 전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했기 때문이다. 경영전략은 기업이 경영자원을 배분하는 기본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업 중심 혹은 사업의 다각화로 갈 것인지, 시장에서 경쟁해서 어떻게 이길 것인지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능별로 인적·물적 자원을 배분해 기본 경영전략을 실천한다. 따라서 광역자치단체장 전략평가는 전략수립이 지자체 여건과 역량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수립되고 실천가능한가를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저출산, 청년실업, 성장동력의 부재 등 총체적 난관에 부딪혀 있다. 반면에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오래전부터 준비 중이며, 그 기본 바탕에는 창조적 마인드, 과학적 접근, 공동체 정신의 부활, 융합적 사고가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지방자치와 단체장은 과거 중앙과 공급자 중심의 체제와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비전과 전략을 확실히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광역단체장 전략부문 평가 전문보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