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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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선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연말연시 유명인 음주운전 교통사고 뉴스는 마치 연례행사처럼 접하게 되는 소식이다. 지난주에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유명 야구 선수가 음주운전 사고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매스컴을 탔다. 술을 마신 채 승용차를 몰고 가다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보호난간을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났다가 적발된 그는 벌써 음주운전 단속 이력이 3번째다. 이로 인해 그는 2001년 7월부터 시행된 ‘삼진아웃제’에 따라 면허정지가 아닌 면허취소 2년 처분을 받게 됐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이 가장 들어맞는 상황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술자리다. 술을 마셔본 사람들은 다 안다. ‘딱 한 잔만’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석 잔이 되고 나중에는 술이 술을 불러 과음으로 이어지게 된다. 가히 ‘견주생심(見酒生心)’이라 할 만하다.

술은 술을 부르고 잘못된 판단은 사고를 부른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지난해에만 국내 전체 교통사고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은 교통사고 중 하나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TAAS)에 따르면 국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꾸준히 줄어 왔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 1.5% 늘어난 2만4399건이 발생했다. 지난 한 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583명, 부상자는 4만2880명으로, 아직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숨지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특히, 요즘 같은 연말연시에는 각종 송년회와 신년회 등으로 술 약속이 많은 만큼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공단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11∼12월 사이에 발생한 서울 시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인 평균 18%로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해외에서는 보다 엄격하게 음주운전을 규제한다. 독일의 경우 일반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면 처벌 대상이고, 대형차량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하여도 처벌한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혈중알코올농도 0.02%부터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본은 2002년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춘 결과 2000년 1270명이던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10년 만에 290명으로 77%가량 줄인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 또한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해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음주운전 사범 단속 및 처벌 강화 방안을 시행하고 음주 사망사고를 낸 경우 구속 및 구형량을 높이기로 했다. 음주운전을 방조한 사람 역시 음주운전자에 준해 입건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서는 음주운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통안전교육과 심리상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음주운전 1회반부터 3회반까지 관련 법규 및 면허관리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으며, 3회 이상 단속된 경우에는 주 1회씩, 4주에 걸쳐서 전문 상담 교수가 교통안전교육과 심화 상담을 한다. 공단이 운영하는 전국 교육장 및 면허시험장에서는 ‘차량 시뮬레이션 부스’를 통해 가상의 음주운전 상황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보다 운전자 개개인의 확고한 의지다. 연말연시 과음을 피하고, 절제된 음주 습관을 통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인 동시에 자살행위임을 명심하고 사회로부터 삼진아웃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