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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6년 12월 23일(金)
美·中의 공격적 減稅 경쟁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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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서울대 교수 경영학

최근 법인세율 인상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는 빠졌지만, 국내 정치적 상황 때문에 예정된 내년 12월보다 훨씬 앞서 상반기에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또다시 많은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한국에서 연간 소득이 2억 원 정도인 개인은 주민세를 포함해 소득의 40% 이상을 세금으로 내지만, 기업은 부가세를 포함해도 11%의 법인세만 낸다. 그리고 기업의 이익이 2억 원을 초과해도 200억 원 이하일 경우에는 22%, 200억 원을 초과해도 24.2%의 세금만 내면 된다. 외국으로 눈을 돌려 개별 국가의 법인세율을 살펴보면 비록 기준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미국·일본·프랑스·독일 모두 쉽게 30%를 초과한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일각의 주장처럼 법인세를 인상할 시점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인세를 조금 더 살펴보면 훨씬 다른 결론에 이른다. 현재 법인세율의 전 세계적 평균은 23.62%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2.09%, 아시아 기업의 평균은 21.92%이다. 그리고 한국보다 일인당 국민 소득이 3배 이상 높은 스위스의 법인세율 역시 21.1%에 불과하다. 즉, 법인세의 절대 평균치를 고려해 보면 한국 기업의 법인세율이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여기에 한국 기업은 10%의 부가가치세 부담도 있다.

법인세율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현재의 법인세율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정됐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한국 기업의 법인세율은 28%였지만, IT 버블 붕괴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했던 2002년에 1%포인트를 내렸고, 신용카드 대란으로 국내 경제가 힘들었던 2005년에 2%포인트를 내렸으며,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09년에 또다시 3%포인트를 내려 현재의 22%에 이른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6%포인트를 인하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법인세 인하를 통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현재의 국내외 경제 상황은 어떠한가?

현재의 한국 경제는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1970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우리의 수출 동력이었던 조선·철강·건설·IT 산업은 수주 절벽을 겪고 있고, 눈앞에 다가온 인공지능과 전기차 시대는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1500조 원을 향해서 달리는 가계부채와 금리 인상은 내수시장의 숨통을 죄고 있다.

눈을 돌려 우리의 경쟁자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법인세 논의가 어떤 상황인지 더욱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레이건 행정부 이후 최대 감세(減稅) 정책’을 선언하고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낮추는 것은 물론 상속세는 아예 폐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의 세율은 8.75%로 낮추는 반면, 미국 제조 설비를 외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상품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할 때는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중국도 이미 영업세와 증치세(增値稅)를 부가세로 통합하고, 소비세와 사회보험료도 인하하는 매우 공격적인 감세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의 일자리를 미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다. 미·중 외에 OECD 회원국의 대다수도 줄어드는 일자리를 막기 위해서 글로벌 감세 정책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다가오는 대선 정국에서 정치적인 논리와 선동 때문에, 되돌리기 어려운 정책적 오판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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