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지자체 평가>예산 비중 높고 빈곤율 낮고… 울산·제주 ‘복지 S등급’

⑤ 광역단체장 복지 부문

지역복지 수준, 경제력에 좌우
개선도에선 대구·부산 ‘최고’

광주, 재정자립도 가장 낮지만
단체장 노력에 예산 많이 확보

대구·부산 2년간 출산율 최고
양육수당·장려금 지원책 효과

주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한 광역자치단체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를 했다. 첫째는 시·도별 복지 분야의 기초체력을 뜻하는 기본역량 평가다. 주민 1인당 얼마나 많은 자체 사회복지예산을 투입하는지, 빈곤은 얼마나 낮은지, 그리고 출산은 활발한지에 대한 평가다. 평가 결과는 울산과 제주가 가장 높은 S등급이 나왔다(이후 등급 내 지자체 언급 순서는 모두 가나다순). 대전, 서울, 그리고 인천이 다음인 A등급을 차지했고 경기, 경남, 경북, 대구, 충남, 충북이 B등급을 받았다. 두 번째로 민선6기 단체장이 들어선 이후의 변화, 즉 개선도를 평가했다. 얼마나 자체 사회복지예산이 늘었는지, 빈곤은 감소했는지, 그리고 출산이 늘었는지를 본 것이다. 개선도 측면에서는 대구와 부산이 S등급을 받았다. 다음 A등급은 경북, 광주, 그리고 제주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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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역량의 경우, 대체로 경제력과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선진 복지국가들의 1인당 GDP가 모두 우리보다 훨씬 높은 선진 산업국가인 것처럼, 우리나라의 지역복지 수준도 결국 경제력에 크게 좌우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S등급과 A등급에 포함된 시·도는 대부분 서울, 울산같이 우리나라 경제의 중심지에, 최근 관광산업이 크게 발달하고 사람과 자본도 몰리는 제주도 등이다. 그러나 지자체장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어려운 여건임에도 개선도 측면에서 남보다 앞서는 성과를 내는 시·도가 분명 존재했다. 부산은 자체 복지예산을 많이 늘렸고, 출산율 높이기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다. 경북과 광주도 자체 복지예산을 많이 늘리고 근로가능인구의 탈빈곤에 노력을 기울이는 지자체이다. 한편 제주는 기본 역량도 뛰어난데, 개선도도 A등급이다. 반대로 제주를 제외하고 S등급과 A등급을 받은 광역시들 모두 개선도는 높지 않았다.

항목별로 보자. 단체장의 정책적 관심과 노력은 예산을 통해 표현된다. 복지 부문에 얼마나 많은 자체예산을 확보했는지를 보면, 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대한 단체장의 의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2016년 예산을 기준으로, 지자체의 전체 예산에서 자체 사회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았다. 서울과 제주 그리고 광주, 대전, 울산의 자체 사회복지예산 비중이 높다. 서울과 울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경제 중심지다. 자체 수입이 많아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쓸 수 있는 돈이 많은 대표적인 광역자치단체이다. 제주의 경우, 서울과 울산이나 다른 광역시에 비해서는 자체 세입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타도에 비해서는 자체 세입이 많다. 최근 관광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인구가 늘고 각종 개발이 진행되면서 재정형편이 나아지고 있다. 대전도 그렇지만 광역시 중에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광주가 자체적으로 사회복지예산을 많이 확보한 것은 눈에 띈다. 그만큼 자치단체장의 노력이 컸을 것이다.

그렇다면 2014년 민선 6기로 단체장들이 취임한 이후, 자체 사회복지예산의 비중이 전에 비해 가장 크게 늘어난 시·도는 어디일까? 광주와 부산이 가장 크게 늘었고 경북, 대구 그리고 제주의 성과도 좋았다. 광주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노랑호루라기 지원사업,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 그리고 노인일자리 발굴사업 등 자체 예산을 통해 새로운 복지사업을 펼친 결과로 보인다. 부산도 부산형 기초보장제 등 중앙정부가 실시하는 사회복지 사업에 추가로 부산시 예산을 투입해 효과성을 높이고 있다.

각 시·도가 자체적으로 복지예산을 늘려 여러 사업을 펼치더라도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예산 낭비다. 역으로 복지예산을 크게 늘리지 않고서도 높은 사회복지적 성과를 만들어 낸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빈곤율을 보자. 15∼64세 생산가능인구 중 가난해 국가로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를 받는 인구의 비율을 따져 보았다. 근로가능인구 중 빈곤인구의 비율이 적을 수록 좋다고 할 수 있다. 경기와 울산이 S등급으로 분류됐고 서울, 인천, 충남이 A등급을 받았다. 충남의 경우 당진, 서산, 아산, 천안 등 새롭게 산업도시들이 성장하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최근 2년 동안 빈곤율을 낮추는 데 성공한 시·도는 우리나라 산업 중심지가 아니었다. 한국경제의 침체를 반영하듯, 충남을 빼고 앞서 S와 A등급을 받은 모든 광역자지단체가 빈곤율을 낮추는 데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탈빈곤에 가장 성공한 시·도는? 광주와 제주 그리고 경북, 대구, 전북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제주의 경우 근로빈곤 대책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인구유입이 늘고 경제가 활성화돼 상대적으로 성적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출산율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각 시·도의 광역자치단체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상보육, 양육수당 지급, 출산장려금 등 다양한 복지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실제 성과는 어떨까? 출산율이 높은 시·도는 전남, 울산, 경북, 제주, 충남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 동안 출산율이 가장 크게 오른 시·도는 대구와 부산으로 집계됐다. 경남, 경북, 울산의 성과도 좋았다. 부산은 올해 저출산극복 종합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받았을 정도로, 결혼장려 프로그램에서 각종 출산과 양육지원까지 시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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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 어떻게

평가지표로는 투입 분야에서 자체 복지예산 비중, 그리고 산출 분야에서 빈곤율과 출산율을 사용했다. 자체 복지예산은 복지(코드080)와 보건(코드090)의 ‘시·도비’ 합으로, 이를 시·도별 전체 예산총액 대비 비율로 환산해 자체 복지예산 비중을 파악했다. 증감률은 2014년 예산과 2016년 예산의 자체 복지예산 비중을 비교해 산출했다. 활용한 데이터는 지방재정365의 공시자료이다.

빈곤율은 비교 가능한 시·도별 데이터가 없기에, 대리변수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비율을 활용했다. 단, 빈곤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인인구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중 생계급여 수급자 비율을 사용했다(시설수급자 제외). 2013년 수치는 보건복지부에서 매년 발간하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현황’을 활용했고, 2015년 자료는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복지부 데이터(생계급여 수급자의 시·도별 연령별 자료, 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는 제외)를 사용했다. 탈빈곤율은 2013년과 2015년 수치의 변화율이다. 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1명당 신생아 수로 통계청 자료를 활용했다. 증감률은 2013년과 2015년 출산율의 비교를 통해 산출했다.

종합점수는 투입지표인 자체 복지예산 비중에 5, 산출지표인 빈곤율에 2.5, 그리고 출산율에 2.5의 비율로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했다. 지표별 단위가 다르기에 단순 합산을 피하고, 지표별 Z값을 구한 후 이를 합산해 종합점수를 산정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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