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1031) 50장 대마도 - 7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네 형은 재판을 받아야 한단다.”

어머니가 말하고는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아버지는 외면한 채 입을 열지 않는다. 부산 해운대, 크리스털 호텔의 특실 안이다. 한랜드에서 날아온 김광도가 방금 부산에 도착한 부모, 형수와 두 조카를 만나고 있다. 다만 형 김명도만 대마도에서 일본 본토로 압송되었다.

“그놈, 이형남이란 놈이 네 형을 끌고 들어간 거여.”

“곧 풀려날 겁니다, 어머니.”

김광도가 달래듯이 말했다.

“제가 이곳저곳에다 손을 다 써 놓았으니까요.”

“어쩐지 그놈이 우리 일행에 끼겠다는 것이 이상했다.”

아버지 김진봉이 입을 열었다.

“우리들은 식구들끼리 가는 팀이었는디 말여, 그놈이 우리를 이용헌 거여.”

“언제 풀려 나온다냐?”

어머니 심연숙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 있다. 한국에서 경찰서에 가는 것보다 외국에서 그런 경우를 당하는 것이 더 겁나는 법이다. 일행 47명은 모두 잡혀가 하루 반나절이나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조사를 받았다. 유치장에서 풀려난 후에도 모두 대마도에 억류된 채 이틀 동안 신원 확인이 끝난 후에야 귀국조치가 된 것이다. 그때 옆방에서 아이들을 재우고 나온 형수가 김광도에게 다가와 물었다.

“도련님, 별일 없겠지요? 태기 아빠는 배낭에 든 물건이 무엇인지도 몰랐어요. 저도 보았지만 그것이….”

“아, 시끄럽다.”

어머니가 머리까지 흔들며 말을 막았다.

“그 소리 듣기만 해도 끔찍하다.”

“일본 놈들이 수없이 말해도 믿지를 않아요. 억울해 죽겠어요.”

어머니가 막았어도 형수 양기숙이 발까지 구르면서 울었다.

“그놈, 이형남이 태기 아빠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는데도 일본 놈들이 막무가내로 잡아갔어요.”

“그 폭탄으로 경찰서 하고 부대 담장을 폭파하려고 했다더라.”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는 표정을 짓고 말을 이었다.

“이형남이 경찰서에서 네 형한테 그랬다는 거다.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그때 김광도는 주머니에 든 핸드폰의 진동을 듣고 꺼내 보았다. 기획실장 고영일이다. 고영일도 같이 한국에 왔다.

“예, 어떻게 되었습니까?”

대뜸 김광도가 묻자 고영일이 대답했다.

“재판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형남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겁니다. 동료 하나를 빼내려는 것으로 믿는다는군요.”

“…….”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처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놈들이.”

김광도가 이 사이로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가족들의 시선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끌고 들어간 이형남 일당보다 일본이 더 미워졌다. 대마도는 우리 땅 아니었던가? 역사가 증명한다. 오키나와가 일본 땅인 것처럼 대마도는 대한민국 영토다.

“어떻게 되었다냐?”

조바심이 난 어머니가 뒤에서 물었으므로 김광도가 심호흡을 하고 나서 몸을 돌렸다.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눈을 치켜뜬 김광도가 아버지, 어머니, 형수를 차례로 보았다. 융통성 없는 형은 지금도 수학 강사다. 물론 김광도가 학원 건물을 하나 사줘서 원장을 겸하고는 있다.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제가 대통령한테라도 부탁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