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체납’ 1인당 평균 17억… ‘양심불량’ 166명 명단 공개

개인체납 최고액 139억 달해
한성방적, 16년간 납부 안해

관세청은 갤러리서미㈜(대표 홍송원), 보현모터스㈜ (대표 서훈) 등 3억 원 이상의 관세 및 내국세 등을 1년 이상 체납한 고액 관세 상습체납자 166명의 명단을 28일 관세청 홈페이지와 관보, 세관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

이번 명단은 지난 4월에 명단공개 예정자를 선정한 후 사전에 안내하고 6개월간의 소명 기회 부여, 관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 총 체납액은 2850억 원으로, 1인당 평균 체납액은 17억 원이다. 개인 최고 체납액은 문세영 씨(강서물산)로 139억 원, 법인 최고 체납액은 ㈜세나무역(대표 여재중)으로 133억 원이라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이번 명단 공개는 기준 금액이 기존 5억 원에서 3억 원으로 확대되면서 지난해 84명에서 대폭 늘었다. 민희 관세청 세원심사과장은 “관세 체납은 명의상 수입자와 사실상의 수입자가 있을 때 사실상의 수입자에게 관세를 부과하는 ‘실질과세원칙’을 악용해 실제 납부해야 할 이들이 재산을 은닉하고 관세를 내지 않을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체납자가 재산을 숨기고 다른 이의 이름으로 수입을 올리며 낮은 가격으로 신고해 관세를 포탈하고, 적발 후 과세되면 납부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14억 원을 체납한 갤러리서미와 95억 원을 내지 않은 보현모터스의 경우 저가신고에 따른 추징세액을 내지 않았고, 이진욱(쇼핑몰 ‘런던걸’ 운영) 씨는 해외직접구매를 하면서 부당하게 소액면세를 받아 부과된 추징세액을 내지 않은 경우다.

물품별 체납현황을 보면 농수축산물이 78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주류(521억 원), 중고자동차(358억 원), 가구 등 소비재(350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5년 이상 체납 기간이 지난 이는 97명이었다. 체납 기간이 가장 오래된 공개자는 한성방적사㈜(대표 이승국)로, 2000년 8월 이후 16년 동안 체납액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