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1032) 50장 대마도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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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에게 ‘대마도 소동’은 대한민국 정부의 도발이었다. 전 세계의 언론이 차츰 대마도 소동을 심도 있게 보도하는 것도 대한민국 측의 ‘작전’이었다. 서동수가 대한민국의 기세에 편승해 도전을 한 것이다. 서동수와 찰떡궁합이 되어 있는 북한총리 김동일이 ‘명령만 내리시면’ 100만 군(軍)을 투입할 수 있다고 호언을 했다. 물론 내부 회의 중에 한 발언이지만 전 세계 언론에 보도가 되었다. 의도적이다. 대마도 반환이라니? 다케시마까지 가져간 놈들이 적반하장이다.

“이건 대한민국이 일·미 동맹체제를 시험하려는 의도요.”

아소 다로 부총리가 단언하듯 말했다. 작은 체구였지만 어깨를 편 아소의 태도는 관록이 묻어난다. 총리 관저 안. 오늘은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와 총리실 정보실장 도쿠가와까지 넷이 모였다. 극비 회동이다. 아소가 말을 이었다.

“대한민국이 러시아를 업고 제3국으로 중국을 견제할 테니 우리 일본은 가치가 폭락한 것이지.”

아베와 스가는 묵묵히 듣고만 있고 도쿠가와는 나설 위치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어제 대마도에 대한 영토 심판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정식 청구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마도가 한국령이라는 전제를 붙인 심판이다. 전 세계에 대마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때 아베가 머리를 들고 스가를 보았다.

“스가 씨,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낫겠소? 강하게 비난 성명을 내놓을까?”

“무시하지요.”

스가가 정색하고 아베를 보았다.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안이라고 제가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겠습니다.”

“그게 낫겠군.”

아소가 머리를 끄덕였다.

“비난하고 증거를 대는 소동을 일으키면 한국놈들에게 말려드는 셈이 될 거요.”

말석에 앉은 도쿠가와가 머리를 끄덕였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아베가 다시 스가에게 물었다.

“이번에 대마도 폭파미수범 중에 한랜드의 유라시아그룹 회장 형이 끼어 있다는데 무슨 음모가 있는 게 아닐까?”

“그런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미친놈들이 별짓을 다 하는군.”

“유라시아 그룹 회장 김광도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불씨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이 되면서 김명도의 구명운동이 ‘대마도 반환’ 운동으로 변질이 되었다. 정식으로 재판을 받게 되면 폭파미수범들은 최고 10년형은 받게 될 것이었다. 아베가 이번에는 도쿠가와를 보았다.

“도쿠가와, 대마도 사건에 대한 전망을 말해보게.”

“한국 측에 맞서면 일본 여론이 들끓고 반한 감정이 폭증할 것입니다.”

도쿠가와의 차분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혐한 분위기가 되어서 재일조선인에 대한 시비나 폭행 또는 다른 사건이 터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듣는 셋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다음을 모두 연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도쿠가와가 입을 다물었고 방 안에 정적이 덮였다. 만일 그런 사건이 일어난다면 대한민국은 예전의 한국이 아닌 것이다. 그것을 핑계로 무슨 짓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셋의 머릿속에 똑같이 김동일의 모습이 떠올랐다. 김동일의 뒤로는 군인들이 보였다. 100만 대군이다. 북한에는 100만 군인이 남아돈다. 그때 아베가 말했다.

“대륙의 끝에 붙어서 대륙과 해양세력의 먹이 구실만 하던 한반도가 이제는 양쪽을 갖고 노는군.”

그 대륙과 해양세력이란 중국과 일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