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1033) 50장 대마도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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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세력의 중심은 물론 미국이다. 그 미국이 대륙세력의 패자(覇者)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제3제국인 대한민국과 밀착했다. 대한민국의 배후는 한때 미국의 경쟁자였던 러시아다. 이렇게 세상은 변한다. 구 소련, 중국이 대륙세력의 패자였을 때 일본은 그들을 견제하는 방파제 역할이었던 것이다.

이곳은 서동수의 집무실 안, 평양이다. 서동수가 소파에 둘러앉은 김동일과 유병선, 안종관과 하선옥을 보았다. 오후 2시 반, 이곳도 대마도 사태에 대한 간담회 자리다.

“일본이 무대응 전략으로 나오는 것 같군. 관방장관이 그냥 무시하면서 넘어가 버렸어.”

조금 전에 스가 관방장관이 대한민국의 대마도 소송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안이라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도 않은 것이다. 그때 김동일이 말했다.

“저도 대마도가 한국령이라는 자료를 읽었는데 한국령이 분명합니다. 증거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출하고 나서 바로 대마도를 승복받도록 하지요.”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김동일이 빙그레 웃었다.

“기습점령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 북한군에 맡기시면 하루면 충분합니다.”

안종관이 심호흡을 하는 바람에 숨 들이켜는 소리가 났다. 유병선과 하선옥은 숨을 참는 것 같다. 그때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밤에 부산 근처에서 수백 척의 배로 나눠타고 대마도에 상륙하는 것입니다. 배로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 소형 어선이나 모터보트를 이용해서 상륙만 하면 됩니다. 500척 중 절반이 침몰해도 250척이 군대를 싣고 가는 것입니다.”

김동일의 두 눈이 번들거렸고 목소리에 열기가 올랐다.

“1000척도 동원할 수 있지요. 남한이 배만 도와준다면 3000척도 되지 않겠습니까? 배로 바다를 메우는 것입니다.”

“…….”

“가서 대마도 주민들을 인질로 삼고 있으면 됩니다. 일본군이 쳐들어오면 아예 본토로 들어가지요.”

“…….”

“제3제국에 일본도 포함시켜 주지요.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우리한테 했던 것처럼 일본 이름도 한국식으로 바꾸고 한국말만 하도록 만들지요.”

“…….”

“일본인들도 그렇게 당해봐야 압니다.”

그때 서동수가 머리를 들고 하선옥을 보았다.

“언론에 대마도가 한국령이었다는 자료와 증거를 내보내도록 해.”

“예, 각하.”

하선옥이 서둘러 메모했다. 서동수의 시선이 김동일에게로 옮겨졌다.

“김 총리께서 북한 총리의 입장으로 대마도에 대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해 보시지요. 스가 관방장관이 한 것처럼 말이오.”

“알겠습니다.”

김동일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일본이 무시하고 넘길 수는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각하.”

김동일이 오늘 한 이야기를 기자회견 때 그대로 내놓는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그때 안종관이 입을 열었다.

“일본은 대마도 문제로 국내에 혐한 분위기가 일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도 한·일 간 갈등에 일본 편을 들어주지만은 않을 테니까요.”

그렇다. 일본으로 대륙을 막는다는 구상은 이미 제3국에 의해 막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