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충청의원 13명중 親朴제외 탈당 전망

정진석, 潘 만나려 뉴욕行
‘연대 파트너’ 김종인 거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다가오면서 측근 그룹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일부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반 총장의 기존 정당 입당 및 신당 창당 여부와 상관없이 반 총장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겠다고 밝히며 탈당도 고려하고 있다.

여권 내 일부 충청권 의원들은 반 총장의 대권 행보에 있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충청권 지역구 의원은 총 13명으로,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하지 않는다면 정우택·김태흠·이장우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탈당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을 지역구로 둔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통화에서 “보수층을 포함한 중도파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대안인 반 총장밖에 없다”며 “반 총장이 신당을 창당한다 해도 충청권 의원 대부분이 반 총장 쪽(반기문 신당)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 의원은 앞서 22일 인근 지역구의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종배(충북 충주) 의원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반 총장을 만나 이런 뜻을 밝혔고, 반 총장은 “고맙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반기문 메신저’ 역할을 해온 정진석 의원은 지난 28일 반 총장을 만나기 위해 뉴욕 방문길에 나선 상태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분당 사태 이후 줄곧 “반 총장 귀국 전에는 움직일 생각이 없다”면서도 반 총장 행보에 따라 탈당 등을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 총장 진영에서는 반 총장의 ‘연대 파트너’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개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대선 전 후보 단일화 등 고차 방정식을 풀어내려면 김 전 대표의 지원이 필요하고,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결 고리는 개헌이다. 김 전 대표는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2020년 21대 국회부터는 내각제로 전환하는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반 총장도 이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각에서는 반 총장 팬클럽인 ‘반딧불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반딧불이는 청주 본부지회를 비롯해 12개 지회와 청년위원회, 여성위원회, 산악회 등 분야별 직능위원회 조직을 갖춘 상태다. 최근에는 반 총장의 ‘23만 달러 수수설’, 아들 SK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적극 방어하는 한편 반 총장을 견제하는 야권 유력 대선 주자들에 대해서도 집중포화를 던지고 있다. 반 총장 팬클럽에는 반딧불이 말고도 원조 격인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충주고 동문 중심의 ‘반존회(반기문을 존경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