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이해 도움” vs “사교육 부담 가중”… 시민단체 찬반 논쟁

학부모들 반응도 엇갈려

교육부의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 한자 병기 결정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와 학부모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안재철 한국언어문화정상화추진회 공동대표는 30일 “국어의 약 70%를 구성하는 한자의 병기가 이뤄져야 국어도 살아날 수 있다”며 “중·고등학교에서 한자를 배울 수 있다고 하지만,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배우지 않고 졸업할 수 있고, 이 경우 국어 어휘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번에 교육부가 제시한 한자는 300개 정도로 학습부담이나 평가에 부담을 주지 않고 눈에 익히는 정도”라며 “학생들이 한자에 점차 익숙해지며 어휘력 향상은 물론 후에 중국어권 외국어 학습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이대로 상임대표는 “광복 이후 70년이 넘게 교과서는 한글로만 만들어져 왔으며, 과거 교과서 한자 병기 시도가 있을 때도 국민이 크게 반대했다”며 “정부가 역사를 거스르는 결정을 하고 있는데, 한자 병기는 일제강점기 교육용어를 그대로 가져와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폐해가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미경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위원장은 “한자 암기보다는 이해 위주로, 많은 글을 읽히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도 자녀의 학습을 위해 긍정적이라는 의견과 한자 사교육을 우려하는 의견으로 엇갈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희옥(여·47) 씨는 “한자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책과 신문을 읽는 것에서부터 나중에 중·고등학교 과정 학습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라면서 최대한 많이 접하고 읽어봐야 한자를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초등학교부터 가르친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재부(42) 씨는 “교과서 한자 병기로 인해 분명히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생기고 학부모의 비용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윤·송유근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