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코스털리츠 교수는… 아버지는 저명 의학자, 엔케팔린 호르몬 발견 90세까지 연구 안멈춰

“아버지는 90세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으셨죠. 자신의 삶을 통해 연구자가 지녀야 할 자세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마이클 코스털리츠 박사의 부친은 우리 몸속에서 행복감과 희열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케팔린’(뇌 호르몬의 일종)을 발견하고 명명한 한스 코스털리츠 박사다.

그는 부친에 대해 “아버지가 연구자로서 인정받은 가장 중요한 발견들은 사실 은퇴하신 뒤에 일어난 일”이라면서 “아버지는 연구실에서 일하지 않은 날은 하루를 허비한 것으로 생각하셨다”고 회고했다.

그의 부친은 물리학을 전공하고 싶어 했으나 의학을 선택하지 않으면 학자금을 대주지 않겠다는 할아버지의 반대로 의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외동아들이 원하는 대로 맘껏 공부할 기회를 열어 주었고, 물리학을 전공하겠다고 했을 때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는 (웃으면서) “아버지가 일하는 연구실에 종종 가본 적이 있는데, 휴지통에서 머리가 없는 고양이 사체를 봤고, 그때 이후로 의학은 내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65년 케임브리지대 곤빌앤드케이스칼리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1969년 옥스퍼드대 브래스노스 칼리지에서 고에너지물리학 분야의 ‘강한 상호작용 물리학의 문제’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이탈리아의 토리노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친 뒤 1970년 버밍엄대, 1973년 코넬대를 거쳐 1974년 버밍엄대 교수진에 합류해 조교수와 부교수를 지냈다. 1982년부터 브라운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핀란드 알토대의 방문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2003~2014년에는 한국의 고등과학원(KIAS) 계산과학부 방문교수를 지냈고 2016년 10월 이후로 석학교수로 임용됐다.

1970년 버밍엄대에서 고에너지물리학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당시 수리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데이비드 사울레스와 함께 초전도체와 초유동체, 초박막 자기 필름과 같은 ‘별난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두 사람은 40여 년이 지난 2016년에 덩컨 홀데인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공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