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첫 공판, 증인신청만 70여명… 청문회 방불

‘기금 모금’ 書證 조사

11일 2차공판 날선 공방 예고
이승철 전경련부회장 ‘첫 증인’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인 최순실(61) 씨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가 2차례에 걸친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재판준비를 마치고 5일 오후부터 본격적인 공판에 들어갔다.

양측이 신청한 증인만 70여 명에 달하며 대기업 고위층에 대한 증인신청도 이뤄져 이번 최순실 재판은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를 방불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재판부는 최 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상대로 한 서증조사(문서의 증거력 유무를 조사하는 절차)를 중심으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제1회 공판을 진행했다.

당초 재판부는 신속한 재판을 위해 첫 공판부터 서증조사에 이어 이승철(58) 전국경제인연합 상근부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펼 예정이었으나 검찰에서 신청한 증거자료가 많아 이날과 11일 오전까지 2차례에 걸쳐 서증조사 후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증인신문은 11일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한 증인신문(2차 공판)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공판준비기일에서 태블릿PC에 대한 증거신청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은 날 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검찰이 첫 증인으로 이 부회장을 지목한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기금 모금과 관련해 청와대의 구체적인 개입 정도를 규명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과 대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최 씨의 혐의를 입증하면서 재판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관계까지 드러낼 계획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774억 원 강제모금 혐의와 관련, 최 씨는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시키는 일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검찰 측은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와 이성한(46)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내부 인물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들의 증언에 따라 피고인들의 혐의 입증은 물론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되며 이에 맞서 변호인 측도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