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죽도시장·대게거리… ‘먹거리 열풍’ 힘입어 새로 진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3번의 ‘한국관광 100선’ 선정과정에서 단 한 번도 탈락하지 않은 전주 한옥마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회 전반의 먹거리 열풍에 힘입어 올해 처음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서울 광장시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지역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는 정남진 토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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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년 한국관광 100선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00곳의 ‘2017∼2018년 판’이 완성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9일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된 여행지 100곳을 발표했다. 여행지 100곳은 여행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관광지 인지도와 만족도, 방문 의향 등에 대한 설문조사, 포털사이트와 SNS,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의 빅데이터 분석, 관광전문가들의 서면·현장 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종합한 결과로 정해졌다. 어디가 선정되고 어디가 탈락했을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곳의 여행지를 분석해봤다.


#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는 여기 = 한국관광 100선은 2년마다 한 번씩 정한다. 2013년 첫 선정작업이 이뤄졌으니 올해로 3번째다. 그동안 세 번 발표된 한국관광 100선에 모두 이름을 올린 이른바 ‘3관왕’ 여행지는 모두 30곳이다. 지난 5년 동안 관광객들의 선호도와 관광 트렌드 변화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100선의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으니 이곳들이야 말로 한국관광의 대표 중의 대표 명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첫 손으로 꼽지 않을 수 없는 아우라가 엿보이는 곳이다.

전국의 30곳 명소 중 가장 많은 숫자를 보유한 곳은 서울이다. 5대 고궁과 북한산 국립공원,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 남산 N서울타워 등 5곳이 꼽혔다.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명소다. 서울과 함께 5곳의 3관왕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의외로 경남이다. 진주의 진주성, 합천 해인사, 창녕 우포늪, 통영 소매물도, 거제 해금강이 3번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겨울이나 한여름에 관광지의 매력이 반감하는 창녕 우포늪이 연속 이름을 올린 건 의외다.

경기, 강원, 전남, 경북, 제주 등 3개 지역이 3관왕 3곳씩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는 수원 화성, 용인 민속촌, 양평 두물머리가, 강원은 설악산, 춘천 남이섬, 강릉 경포대가 각각 ‘스테디’ 여행지로 꼽혔다. 전남은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 보성 녹차밭,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이, 경북은 울릉도와 독도,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안동 하회마을 등이, 제주는 한라산과 올레길, 우도 등이 오래 사랑받는 여행지로 꼽혔다.



# 전통시장·테마파크 새로 등장한 여행 명소 = 오래 명성을 누리는 여행지 못지않게 새로 100선 순위에 진입한 여행지도 눈길을 끈다. 서울에서는 홍대 거리와 이태원관광 특구, 광장시장 등 도심 명물 거리나 전통시장이 새로 순위에 올랐다. 다양한 먹거리로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서울의 광장시장이 새로 꼽힌 건 함께 100선에 처음 오른 포항 죽도시장, 영덕 대게 거리 등과 함께 이른바 ‘먹거리 열풍’에 힘입은 약진으로 보인다. 광장시장을 비롯해 광주 대인예술시장, 장흥 정남진 토요시장, 부산 국제시장과 부평 깡통시장,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지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전통시장이 대거 순위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경기 파주와 강원 고성의 비무장지대(DMZ)도 나란히 한국관광 100선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빼어난 풍광을 보유하고 있는 전남 홍도와 전통문화자원을 겸비하고 있는 청산도는 접근의 불편함과 부족한 관광기반시설 때문인지 이번에서야 처음 순위에 올랐다. 테마파크 등 민간 관광시설은 2013년 첫 선정 때는 제외됐지만, 올해는 흔히 ‘3대 테마파크’로 일컬어지는 용인 에버랜드, 서울 롯데월드, 과천 서울랜드 등이 모두 순위에 올랐다. 이밖에 제주의 돌문화공원과 에코랜드 테마파크, 원주 뮤지엄 산 등 민간이 운영하는 공원이나 미술관도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 이야기를 입힌 관광지가 뜬다 = 한국관광 100선에 인천 차이나타운과 연계해 이름을 올린 송월동 동화마을과 전북 삼례 문화예술촌, 광주 양림동 역사마을 등은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여행지. 인천 차이나타운과 가까운 송월동 동화마을은 인천항 개항 직후 독일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거주하면서 부촌을 형성했으나 젊은이들이 떠나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쇠락했다. 그러던 것을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꽃길을 만들고 세계명작동화를 테마로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고 다양한 조형물을 설치해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 관광과 연계해 다녀가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특히 많다.

전북 완주의 삼례 문화예술촌은 일제강점기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수탈하기 위해 임시 보관하던 오래된 양곡창고를 중심으로 미디어아트미술관과 문화카페, 책공방 북아트센터, 책 박물관 등으로 재탄생시킨 복합문화공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물의 가치를 살려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2013년 개관 이후 12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광주 양림동 역사마을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정착하여 의료와 교육을 통해 기독교를 전파했던 곳으로 마을 안에는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인 우일선 선교사 사택, 선교활동을 하다가 순교한 오웬을 기념하는 ‘오웬기념각’, 스물두 명의 선교사가 묻힌 ‘선교사묘역’ 등이 있다. 또한 중국의 혁명가를 작곡한 ‘정율성 생가’와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하는 시 ‘가을의 기도’를 남긴 시인 김현승을 기리는 ‘다형다방’ 등도 있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