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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11일(水)
“질문이 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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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가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4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7관왕을 차지했습니다. 7관왕은 골든글로브 시상식 역사상 최다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결과가 나온 직후 함께 커피를 마시던 영화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왜 라라랜드에 이토록 열광할까요?” 이에 “질문이 틀렸네요”라고 운을 뗀 이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는 ‘왜 한국에서는 라라랜드 같은 영화를 못 만들까요’라고 궁금증을 갖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었습니다.

‘한 방’ 먹은 기분이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이가 라라랜드에 열광하면서도 정작 라라랜드 같은 영화를 만들 엄두는 내지 못하는 것 같은데요. 따지고 보면 이런 일은 매번 반복됐습니다. ‘맘마미아’(457만 명), ‘레미제라블’(592만 명)과 같은 뮤지컬 영화를 비롯해 ‘원스’와 ‘비긴 어게인’ 등 음악을 소재로 다룬 외화가 큰 성공을 거둘 때 “우리도 해보자”는 공염불만 외쳤죠. ‘구미호 가족’과 ‘삼거리 극장’ 등의 뮤지컬 영화와 ‘파파로티’와 ‘고고70’ 등 음악을 전면에 다룬 영화가 제작됐지만 흥행에 실패한 후에는 도전 의지조차 희박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특화된 감독이 없다는 겁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듯, 감독의 역량이 영화의 퀄리티로 직결되죠. 라라랜드로 골든글로브에서 역대 최연소 감독상을 거머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미국으로 치면 독립영화에 속하는 ‘위플래쉬’로 먼저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원스를 만든 존 카니 감독 역시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 음악영화에 몰두했죠.

이를 두고 또 다른 충무로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위플래쉬나 원스 같은 독립영화로 뛰어난 연출력을 보인 감독에게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상업 영화의 지휘봉을 맡겼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성공 사례가 없는 뮤지컬 영화의 저변이 협소한 한국에서는 투자배급사들이 큰돈을 베팅하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죠.

배우들의 도전의식도 부족합니다. 라라랜드에는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배우인 라이언 고슬링과 에마 스톤이 출연했고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비긴 어게인의 주인공 역시 톱스타로 분류되는 메릴 스트리프와 콜린 퍼스, 휴 잭맨, 마크 러펄로와 키이라 나이틀리의 몫이었죠.

마찬가지로 이병헌, 황정민, 강동원 등 ‘티켓파워’ 센 배우들이 나서준다면 ‘한국의 라라랜드’를 기대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11년 전 뮤지컬 영화 구미호 가족으로 실험 정신을 보여줬던 하정우라는 걸출한 배우의 용기 있는 재도전도 조심스럽게 바라봅니다.

realyong@munhwa.com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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