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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11일(水)
걱정되는 안전처 해체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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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전국부 부장

연말 연시에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러다가 혹시 대형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할 때가 많다. 300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를 땅에 파묻었으면서도 아직 진행 중인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에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가 발생한 게 엊그제의 일이다. 그런데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자마자 종로구 낙원동 철거공사 현장 붕괴사고가 터져 작업하던 인부 2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후진국형 사고’일 것으로 짐작하게 하는 현장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재난은 언제든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다만 지난 2014년 터진 세월호 참사처럼 대형 인명 피해를 동반하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사후 평가를 좌우한다. 이는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얽혀 있는 최근의 상황을 보더라도 설득력이 충분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는 사후 대책의 하나로 국민안전처를 신설했다. 초기 대응부터 수습까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통렬한 반성과 함께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의 안전처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신설된 지 이제 갓 2년을 넘긴 안전처가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 1000일째인 지난 9일 야권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전처를 해체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 안전 최일선에서 수시로 시스템을 점검해 재난 발생 시 불행한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챙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제 박 시장의 당선 여부에 따라 안전처의 앞날이 달라질 판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앞둔 시점에 안전처의 해체 여부를 논의하는 게 과연 정당한지는 둘째 치고, 자칫 또 다른 정쟁 거리를 만드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안전처는 대형 재난의 산물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존 킹던에 따르면 국가재난관리와 관련된 중요한 정책 결정은 대형 재난을 계기로 이뤄진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을 보더라도 대형 재난이 발생한 이후 중앙정부 차원의 재난관리시스템 개혁이 이뤄졌다. 미국 국토안보부(2003년 신설), 캐나다 공공안전부(2003년), 독일의 연방국민보호재난지원청(2004년)이 신설되거나 개편된 것도 9·11 테러가 직간접적인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에선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2004년 소방방재청을 신설한 바 있다.

안전 문제는 안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안전처 신설 당시 국가안보실이나 대통령 경호실처럼 청와대 직속으로 설치하든지, 국민안전처장을 부총리급으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던 것도 ‘안전=안보’라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 28개 부처와 민간 구호조직을 통솔하고, 필요한 경우 군대 동원까지 가능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안보 문제가 이념이나 정략적 접근에서 자유로워야 하는 것처럼 안전 문제 역시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yspark@
e-mail 박양수 기자 / 전국부 / 부장 박양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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