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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12일(木)
낯선이 껴안는 ‘커들링’… 외로운 미국, 위로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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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도시의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낯선 사람들과의 ‘포옹’이 유행이 되고 있다. 사진은 영화 ‘빅 히어로’의 한 장면.
美 대도시 중심 독신 인구 증가
치열한 경쟁사회…연애 힘들어

모르는 남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간 정해놓고 무작위로 껴안아


“커들링(Cuddling·포옹하기) 파티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커들링’이 최근 미국 싱글족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2015년 전후에 등장한 ‘커들링’이 이제 일종의 집단 심리치료로 여겨지면서 유행이 되고 있는 것. 당장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 주말판의 ‘모던 러브’라는 섹션에 실린 기고문도 ‘커들링 파티’에 관한 글이었다.

전혀 모르는 낯선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시간을 정해놓고 상대 동의를 얻은 상태에서 무작위로 서로를 껴안는 파티다. 커들링 파티를 주선하는 ‘스푸너(Spoonr)’라는 스마트폰 앱도 등장했고, 돈을 받고 포옹을 해주는 ‘커들러’‘커들리스트’라는 직업군까지 등장했다. ‘커들링’은 유사한 뜻의 ‘허깅(hugging)’보다는 훨씬 친밀한 관계에서의 포옹을 의미한다.

‘커들링’ 유행이 불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독신 인구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구통계국(센서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인구의 44.7%가 독신이다. 뒤이어 디트로이트·뉴욕·보스턴 등이 2~4위를 차지하고 있다. 워싱턴과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독신 인구도 36.2%로, 전국 1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34세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율이 2000년 이래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또 다른 통계도 있다. 이 통계에서 워싱턴의 미혼율은 2000년 73%에서 지난해 81%까지 치솟았다.

뉴욕·워싱턴 등 미국 대도시에서도 경쟁은 한국에 못지않다. 젊은 20대들이 이력서에 한 줄 남기기 위해 무급인 정부부처·기관 인턴직에 목숨을 거는 이유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해고가 더 쉽다. 이런 직업 불안정성에 치열한 경쟁 때문인지 미국에서도 싱글들이 이성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다. ‘틴더(Tinder)’ 등과 같은 데이팅 앱이 성행하고, 연인·가족 관계에나 가능한 ‘커들링’을 할 수 있는 파티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이다.

그래도 미국이 한국보다 한 가지는 확실히 낫다. 미국에는 결핍이나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이 있다.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자를 위한 집단 치료나 치료시설 감호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고, ‘커들링’도 성숙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한 사전 준비 차원의 심리 치료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반면 지난해 ‘흙수저’ 논쟁이 휩쓸었던 한국은 미국보다 더한 경쟁사회인데, 여전히 심리·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 상당하다. 올해 2017년에는 한국 사회도 치열한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극복하려는 각종 노력에 좀 더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나라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mail 신보영 기자 / 국제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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