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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12일(木)
서울시내 폐가 2만채 방치… 범죄소굴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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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지역 방치
청소년·노숙자 드나들어
주민들 “사고 날까” 불안
순찰 외 뾰족한 방법 없어


서울 시내 ‘정비구역’과 재개발단지 주변에 방치된 빈집이나 폐가가 2만 호에 달하는 가운데, 특히 겨울철에 일부 청소년과 노숙자들이 빈집으로 모여들면서 범죄나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위험지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비구역은 지방자치단체가 건축물 개량·건설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정비사업을 계획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지정, 고시한 구역이다.

문화일보 취재진이 11일 밤 재건축이 추진되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15년째 표류해 온 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단지를 둘러본 결과, 곳곳에서 폐가가 된 빈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빈집마다 ‘특별순찰구역’ 딱지가 붙어 있고, 잠금장치가 고장 난 집의 대문에는 큰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사람의 접근이 비교적 쉬운 지하층까지 내려가는 계단 통로에는 소주병과 쌀 뻥튀기 포장지가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 이곳에 머무른 흔적이었다. 지금도 해당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원래 약 860가구 중 지금은 280가구 정도만 살고 있어 나머지는 분명 빈집인데, 불이 켜져 있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노숙자라든지 누군가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날이 추울 때는 문이 잠겨 있어도 열고 들어오는 사람까지 있어 무슨 사고라도 생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다른 재개발단지 주변엔 15년이 넘게 방치된 집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입구 주변엔 과거 주민들이 쓰다 버린 가전제품, 침대, 소파 등이 방치돼 있었다. 빈집의 문은 모두 잠겨 있었지만, 곳곳에 깨진 창문 틈으로 건물 내부가 보였다. 이날 이곳을 순찰한 관악경찰서 봉천지구대 관계자는 “이 구역은 ‘서울 안의 황무지’ 같은 곳이어서 주기적으로 순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적이 드문 폐가 밀집 지역에서 청소년이나 노숙자 등이 빈집에 머물다가 안전사고나 범죄가 발생해도 발견이나 신고가 늦어져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빈집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정비구역 내 빈집은 4886호로 파악됐다. 또 6개월 이상 수도를 사용하지 않은 가구(수도요금 기본료 납부 가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8월 기준 1만9327가구가 장시간 수도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서울에 약 2만 가구의 빈집이 있다는 의미다. 이는 2015년 2월 1만1622가구보다 66.3% 늘어난 것이다.

권영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정비구역이나 재개발단지 구역은 물론 일반 주거지역의 빈집들도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범죄·사고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니 단속과 함께 적극적으로 관리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빈집 실태조사를 통해 공공시설로 바꾸거나 사회적 활용가치를 높이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윤·송유근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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