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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12일(木)
“태풍이 할퀸 상처 ‘溫情’으로 회복…‘희망국밥’ 다시 끓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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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침수피해를 입었던 국정순 씨가 11일 울산 중구 태화동 태화종합시장 내 국밥집 가게에서 환하게 웃으며 손님에게 줄 파전을 만들고 있다.
水害피해 딛고 재기한 울산 태화시장 ‘국밥집 아줌마’ 국정순씨

“태풍 피해로 실의에 빠진 것도 잠시뿐, 전국에서 찾아주신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11일 울산 중구 태화동 태화종합시장. 이곳에서 23년째 ‘가마솥 국밥’집을 운영해온 국정순(여·56) 씨는 이날 태풍 피해의 흔적을 모두 걷어낸 작은 가게에서 손님에게 내놓을 파전을 만들고 있었다. 석 달 전만 하더라도 태풍 차바의 습격으로 시장 전체가 물에 잠겨 흙더미로 가득찼던 이곳은 ‘언제 태풍 피해를 보았냐’는 듯 모든 가게들이 새롭게 단장하고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국 씨는 지난해 10월 5일 태화시장을 한순간에 집어삼킨 태풍 차바를 인생 최고의 악몽으로 기억했다. 4평(13.2㎡) 남짓한 국밥집 가게에 높이 2m까지 물이 차는 바람에 영업용 냉장고와 가스레인지, 집기 등을 모두 못쓰게 됐기 때문이다. 국 씨는 “그때는 국밥 팔아 딸 넷 중 셋을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시집도 보낸 소중한 가게를 잃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막막한 생각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손을 놓고 좌절에 빠지진 않았다. 태풍 피해 직후 전국에서 공무원과 군인, 일반 시민 등 자원봉사자들이 태화시장으로 몰려와 수해 복구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가 생겨났다. 곧바로 은행에서 1500만 원을 대출받아 냉장고 등 집기를 다시 구입하는 등 새 단장에 나섰다. 국 씨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가게 안의 진흙을 걷어내고, 벽면에 페인트칠도 새로 하면서 결국 태풍피해 발생 20여 일 만에 다시 가게를 여는 데 성공했다.

영업을 재개하면서 태화시장 재기를 위해 고생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눈물까지 흘렸다는 국 씨. 고민 끝에 그는 매일같이 가게를 오가며 도움을 준 울산 중구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며 선크림 40개를 곁들였다.

그는 편지에서 “한 가정의 귀한 가장, 어머니, 딸, 아들인 공무원 여러분이 집안 일을 모두 내려놓고 밤낮없이 고생한 덕분에 상인들이 빨리 일상에 복귀할 수 있었다”며 “우리를 돌보며 거칠어졌을 여러분의 손길을 떠올리며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국 씨는 태풍피해 발생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고마움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많은 국민이 낸 수해의연금이 아직도 속속 답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 씨는 “이달 초에는 모 대기업에서 보낸 상품권을, 10여일 전에는 봉사기관 등에서 보낸 위로금과 쌀을 받았다”며 “성금과 구호물품이 다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털어놨다.

국 씨는 또 이웃에게 받은 희망의 메시지를 다른 이웃에게도 전하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됐다. 그는 “많은 분들이 보내준 정을 받고 그냥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정을 베풀고 새 희망을 안겨주는 봉사활동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때마침 국 씨의 가게를 찾은 박문점(63) 태화시장상인회 회장도 맞장구를 쳤다. 박 회장은 “3~4월쯤 태화시장 복구에 특히 많은 도움을 준 군부대를 찾아가 작은 선물도 나누고 감사의 인사를 다시 전할 것”이라며 “상인회 차원에서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 글·사진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e-mail 곽시열 기자 / 전국부 / 차장 곽시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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