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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12일(木)
新블루오션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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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평 논설위원

지난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가전박람회(CES)’ 초반 집중 조명을 받은 인물이 아널드 도널드다. 세계 최대 유람선 업체 카니발의 CEO인 그는 개막일 기조연설자로 깜짝 등장했다. 도널드 손에는 ‘메달’이 들려 있었다. 이 메달을 휴대하면 돈도 신용카드도 필요 없다. 객실 문이 알아서 열리고, 모든 서비스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스테이크는 사전 입력된 고객 취향에 맞춰 익혀 나온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칵테일을 주문하면 어디에 있든 찾아서 가져다준다. 크루즈 곳곳엔 7000여 개 센서가 장착된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얽힌 해상 소도시가 열리는 것이다. 카니발은 매년 1100만 명의 고객을 700여 여행지로 실어 나른다. 축적된 개인 데이터는 다음 여행에서 만족도를 더 높여준다.

‘크루즈’ 하면 1912년 비극적 최후를 맞은 타이태닉호가 떠오를 정도로 역사가 길다. 하지만 연륜이 무색하게 조선·관광 분야의 신(新)블루오션 대접을 받는다. 조선업이 죽을 쑤면서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크루즈선만은 60% 넘게 급증했다. 마진도 일반 상선의 2배가 넘는 고부가가치 품목이다. 조선강국 코리아도 크루즈 앞에선 고개를 떨군다. ‘선박건조의 종합예술’로 불리는 크루즈는 저진동·저소음 등 고난도 설계와 수준 높은 인테리어 능력을 요한다. 이 분야 노하우를 쌓아온 이탈리아·독일·프랑스의 독무대다. 최근 일본 미쓰비시가 1000억 엔에 크루즈선을 수주했다가 2375억 엔의 손실을 입은 사례는 기술 장벽을 실감케 한다. STX해양조선이 지분을 갖고 있던 STX프랑스도 얼마 전 이탈리아 업체에 팔리면서 국내 유일의 크루즈 연결 끈마저 끊어졌다.

세계관광기구가 ‘21세기 최고의 관광상품’으로 꼽은 크루즈다. 2015년 기준 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2400만 명, 매년 5%가량 늘고 있다. 한·중·일을 축으로 한 아시아 시장의 뒤늦은 성장세는 특히 무섭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195만 명이다. 2014년 처음 100만 명을 넘기고 2년 만에 갑절 가까이 불었다. 1인당 102만 원을 쓰면서 2조 원의 소비 효과를 냈다고 한다. 그러나 제주도에 내린 크루즈 관광객의 97%가 중국인이다. 국내를 모항으로 출발하는 크루즈선도 찾아보기 어렵다. 조선과 관광 양 날개로 날 수 있는 크루즈산업의 질적 도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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