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한반도 사드 추가대응”… 양측 협상서 “반대” 재확인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에 대한 반대를 재확인하고 추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한반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형성되는 상황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13일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新華)통신은 양국이 전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차 중·러 동북아안전협상’에서 지역 내 전략적 균형 보호를 목표로 하는 대응조치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한·미의 계속된 한반도 사드 배치 시도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함께 확고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한반도 사드 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화통신은 “한·미는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방어용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의 전략적 이해에 해를 끼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가 예정대로 올해 여름 안에 사드를 배치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 양쪽 진영 간에 군사적 대립 구도가 형성된다. 여기에 미·일 동맹 관계인 일본과 사드 배치의 원인제공국가인 북한이 가세하면 전선은 더욱 확장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한·미·일이 실질적으로 미사일방어체계(MD) 협력으로까지 나아간다면, 중국은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와도 군사적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드발(發)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의 고착화가 우려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은 한·미 양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명분을 실어주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준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11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고 지도부 결정에 따라 임의의 시각, 장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수 있다”며 재차 ICBM 발사 의지를 보였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