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軍첨단화 ‘3차 상쇄전략’이 배경

드론·무인잠수정 등 투입 구상
국방비 늘자 동맹국 부담 확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국방 등 각료 지명자들이 잇달아 ‘동맹국 의무’를 강조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제기하자 우리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군사기술 첨단화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제3차 상쇄전략(Third Offset Strategy)’과 ‘힘에 의한 외교 우위’의 군사정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군사력 강화 등 힘에 의한 외교 우위를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새로운 군비확장 전략인 제3차 상쇄전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결국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3차 상쇄전략은 지난 2014년 척 헤이글 당시 국방부 장관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무인기(드론)나 무인잠수정, 음속의 7배인 레일건을 탑재한 구축함 등 최첨단 무기들을 남중국해에 투입해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 등을 무력화시키는 구상이다. 1950∼1960년대 구소련의 대규모 병력을 핵무기와 장거리 폭격기 등 전략무기로 대응하는 1차 상쇄전략, 1970년대 구소련을 공중 조기경보기와 스텔스 전략폭격기 등으로 견제하는 2차 상쇄전략에 이은 미국의 국방 안보 개념이다. 하지만 국방비를 군사기술 혁신에 집중 투입하는 정책은 그동안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비 삭감으로 벽에 부딪혔다. 결국 제3차 상쇄전략을 성공시키려면 동맹국의 군비 부담 등 협조가 불가피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이 글로벌 파워 지위를 유지하려면 아시아·태평양은 이제 동맹국에 맡기고 미국은 중·러를 상대로 글로벌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3일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정책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2017년을 ‘싸움준비 완성의 해’로 규정하는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환경도 전환기적 상황을 맞이해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