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도로 점용, 법원서 허가취소 판결

大法확정땐 허물거나 기부해야

법원이 서울 서초구의 대형교회인 사랑의교회의 공공도로 점용 허가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는 13일 황일근 전 서초구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허가처분무효확인’ 소송에서 “도로점용허가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서초구청은 이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에서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교회는 2900억 원을 들여 지은 건물을 허물거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해야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앞서 1, 2심은 “도로점용 허가권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물건 또는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다”면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도로점용 허가도 주민소송 대상이 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서초구는 지난 2010년 서초역 주변에 신축 중인 사랑의교회에 공공도로인 참나리길 지하 공간 1077㎡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로점용 및 건축 허가를 내줬다. 공공도로의 지하 부분을 건물의 핵심 부분인 예배당 일부로 내줌으로써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용하도록 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사랑의교회 신축 관련 주민소송대책위원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