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올 경제성장률 전망 ‘2.8%→2.5%’ 하향…4년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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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망치 잇단 하향… 저성장 고착화
기준금리 年 1.25%유지 …7개월째 동결
보호무역 확산 등 악재… 수출 부진 지속
경제심리 외환위기 수준 급락… 내수 위축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12년 10월 2.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전망치다. 한은을 포함해 대부분 국내외 경제기관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2%대 초중반으로 전망함에 따라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은은 저성장 우려 속에서도 13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7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금리 동결 결정은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금융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2.8%에서 0.3%포인트 낮은 2.5%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1.8%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5%는 2012년 10월 그해 성장률 전망치 2.4%(확정치 2.3%)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위협하는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어 저성장 장기화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이미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초중반으로 낮춰잡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2015년 2.6%, 2016년 2.7%(한은 전망치)에 이어 3년 연속 2%대 성장을 이어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매우 낮은 것은 미국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 대내외 환경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내수 및 수출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기업 투자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커지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제 심리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후 수준으로 얼어붙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IMF 외환위기와 같은 미증유의 경제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소비·투자·수출이 모두 무너져 내리는 ‘퍼펙트 스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한국 경제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는 인식에 공감한다”며 “최근 실물경제 악화가 후행 지표인 청년실업률 악화 등 노동시장으로 이어지고, 이는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내수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충남·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