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재고차익 제재관련 논란 증폭

감사원 “차익 환수장치 미비”
담배사 “유통재고 갖는건 당연”

담뱃값 인상조치 이후 불거진 재고차익에 대한 정부 제재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재고차익은 담배제조·유통사들이 담뱃세 인상에 앞서 출하한 담배를 인상 이후에 판매하면서 얻게 된 세금 차액을 말한다.

정부는 부당한 재고차익을 거뒀다고 지적하지만, 담배사들은 유통재고를 갖추는 것은 시스템상 당연하며 인상 이후 오른 가격으로 팔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은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KT&G, 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 등 담배사들이 2015년 1월 담뱃값 인상 이후 쌓아둔 재고품을 팔아 7900억 원의 폭리를 취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재고차익 환수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부당이득을 국고로 환수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담뱃세 관련 감사에 이은 추가 조사로, 재고차익을 환수하는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채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을 시행해 결과적으로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게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감사원은 담배시장 점유율의 61.68%를 차지하고 있는 KT&G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이익을 얻었다고 밝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담뱃세 인상 이전인 2014년 유통망에 미리 반출한 2억 갑의 소매점 인도 가격을 83% 인상해 3300억 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반면 KT&G 관계자는 “연말에 재고량 감축을 위해 재고차익을 최소화했다”며 “일단 공정위 조사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