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탄압 침묵하는 ‘러 펜센터’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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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알렉시예비치 反정부 언론인 제명도 영향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9·사진)가 11일 ‘러시아 펜센터’를 탈퇴했다.

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렉시예비치는 이날 “더 이상 러시아 펜센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탈퇴 이유와 관련, “오래전부터 탈퇴를 생각해 왔지만, 센터 회원 상당수가 (테러모의죄로 러시아에서 복역 중인) 우크라이나 영화감독 올렉 센초프 석방 탄원서 서명을 거부하고, (러시아의 반정부 성향 언론인) 세르게이 파르호멘코가 센터에서 제명돼 탈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에 대해서도 비판적 발언을 해온 작가이기도 하다. 러시아 펜센터는 세계 문학인 단체인 ‘국제펜클럽’의 러시아 지부로 소련 붕괴 전인 1989년 설립됐으며, 현재 옛 소련권 국가에 속한 일부 작가들도 여전히 회원으로 남아 있다.

소련 시절부터 반체제 성향의 작품을 써온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문 ‘체르노빌의 목소리’ 등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알렉시예비치는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한 조국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통치에 대한 비판적 태도로 탄압을 받아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 동안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고백, 증언을 그대로 기록해 전하는 ‘목소리 소설’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만들어낸 작가로 유명하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