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IA국장 “정보기관 나치 비유한 트럼프 발언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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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물러날 브레넌, 작심 비판
“트럼프, 러에 대한 이해 부족”

취임후 러와 첫 정상회담說에
트럼프측 “100% 거짓” 발끈

新舊 권력 충돌 지속될 전망

곧 물러나는 존 브레넌(사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당선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브레넌 CIA국장은 15일 트럼프가 “러시아의 능력과 의도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면비판했다. 또 그는 CIA 등 정보기관을 ‘나치 독일’에 비유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서도 “매우 충격적(outrageous)이며,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도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의사를 재차 밝히는가 하면, 본인과 관련한 정보 유출에 관여된 정보기관과 언론은 “사과해야 한다”면서 역공을 날려 러시아 문제를 둘러싼 신구 권력 충돌은 지속될 전망이다.

브레넌 국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과 국가안보를 보호해야 하는 엄청난 책임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브레넌 국장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등을 언급하면서 “트럼프는 러시아가 최근 몇 년간 해온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에는 매우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브레넌 국장은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발표하는 데 대해 “즉흥성은 국가안보 이해를 보호하는 요소가 아니다”며 “대통령이 발언을 하거나 반응을 할 때에는 이게 미국에 미칠 영향이 심오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브레넌 국장은 트럼프의 정보기관 비판에 대해서는 “모욕감을 느낀다”며 이례적으로 공개적 분노를 표명했다. 브레넌 국장은 “트럼프가 정보기관을 나치 독일과 동일시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트럼프가 이미 공공연하게 입수할 수 있는 정보와 관련해 정보기관을 손가락질하는데, 전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브레넌 국장은 “대통령 당선자와 새 행정부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차기 행정부에 알리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1일 러시아가 트럼프의 성매매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미확인 보도에 대해 “정보기관이 허위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나치 독일이나 하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대기자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서 “‘가짜 뉴스’를 전한 정보기관·언론은 사과하라”면서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트럼프 측은 트럼프가 첫 정상회담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질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100% 거짓이자 가짜 뉴스”라면서 발끈하고 있다. 또 트럼프는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핵 군축 협상을 포함해서 러시아와 좋은 협상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재차 시사했다. 로이터 통신은 “2013년 임명된 뒤 이달 중 퇴임하는 브레넌 국장이 작심하고 트럼프에 경고를 던진 셈”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