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식 교수의 반려동물 이야기>개는 코로 세상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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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감각기관이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동물의 행동습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고양이도 그렇지만 특히 개는 인간보다 후각에 많이 의존하며, 그 능력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코와 뇌의 구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코의 비갑개 구조는 들어오는 공기를 덥히고 습기를 더하여, 냄새를 감지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 후각상피에 접촉하게 만든다. 후각상피는 겹겹이 말린 형태로 되어 있는 사골갑개에 있는데, 후각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그 표면적은 개의 경우 품종에 따라 다르나 18∼150㎠, 고양이는 21㎠인 반면 사람은 3∼4㎠ 정도이다. 또한 냄새의 수용기는 후각상피의 점막에 있는 섬모에 존재하는데 개와 고양이에서는 이 섬모들이 길고 숫자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잘 발달된 후각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후각 정보는 신경을 통해 뇌의 후각망울로 전달되는데, 후각망울은 전달된 정보를 여러 패턴으로 조합하여 해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크기 또한 능력을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 중소형인 비글견의 경우 후각망울의 크기가 뇌 용적의 0.31%인 0.18㎤이나 사람의 경우는 뇌 용적의 0.01%인 0.06㎤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도 후각상피의 면적과 후각망울의 크기에서 사람과 개는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냄새를 탐지하는 능력도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사람이 눈으로 잘 구분할 수 없는 일란성 쌍둥이를 개는 후각으로 쉽게 구별하고, 한 개인에서도 손바닥, 팔꿈치, 발바닥 등 신체 부위까지 구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후각능력이 가장 뛰어난 개가 코를 사물에 대고 킁킁거리는 것은 그 사물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개는 코로 세상을 읽는다고 한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