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힘을 통한 평화’ vs ‘强軍夢’… 美·中전략자산 亞太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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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G2 ‘强對强’ 군사대치

美‘제3차 상쇄전략’ 기조로
트럼프식 ‘亞 회귀’ 본격화

中, 동아시아 지역주의 천명
엄청난 속도로 해군력 증강

사드·北核 등 충돌 시험대
한반도 정세 불확실성 심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사흘 앞둔 17일 미·중 군사력 충돌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의 보수진영 사이에서는 새로운 45대 미국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넘치지만 중국 베이징(北京)은 ‘강한 미국’을 표방하는 트럼프의 대외정책으로 우려감이 가득하다. 미국은 취임식에 맞춰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호를 이미 남중국해로 진입시켰다. 또 세계 최강의 통합타격기(JSF)이자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 10대를 지난 9일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주일미군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배치했다. 오는 3월에는 키 리졸브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F-35B 무력시위를 통해 북핵 억지력을 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 결정으로 미·중 충돌의 접점에 놓여 있다. 중국은 올해 6~7월로 예상되는 사드 배치를 수수방관하지 않을 기세다. 트럼프 시대를 맞아 전개되는 주요 2개국(G2)인 미·중의 패권경쟁으로 한반도는 물론 아·태지역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중화제국의 부활을 목표로 하는 ‘중궈몽(中國夢)’을 추구하고 있다. 미·중은 당장 전략적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겠지만 매파 일색인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상 어느 때보다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 세계 질서 =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남중국해 분쟁을 기회로 아시아 지역에서 북핵문제 해결 추구와 함께 동맹 및 동반자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해 압도적 군사력을 통해 질서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외교 정책을 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새 군비 확장 정책으로, 무인비행기(드론), 무인잠수함, 레일건 등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 전략을 통해 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들이 감히 미국의 군사력을 범접하지 못하도록 따돌리겠다는 ‘제3차 상쇄전략(Third Offset Strategy)’을 외교·안보 정책 기조로 중국의 동아시아 지역 질서 주도권에 대한 도전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함정을 270척에서 350척, 공군을 1200대에서 1300대, 육군을 49만 명에서 54만 명, 해병대를 27개 대대에서 35개 대대로 늘리는 등 연방정부 자동예산삭감(시퀘스트)을 폐기하고 국방비를 1조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진핑의 강군몽 =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남중국해 지배를 통해 세계적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21세기 새로운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국방백서인 ‘중국의 군사전략’은 “중국의 꿈(中國夢)은 강국의 꿈이며 군대의 꿈은 강군의 꿈(强軍夢)”이라고 규정하고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의 손으로’라는 신안보관을 제창하며 중국 주도의 동아시아 지역주의 의지를 천명했다. 중국은 2016년 한 해에만 20여 척을 포함해 해군전력 현대화가 시작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60여 척의 함정을 실전 배치하는 등 엄청난 속도로 해군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J-15 함재기 2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는 랴오닝(遼寧) 항모 전력화를 계기로 2018년 첫 국산 항모 001A를 실전 배치하고 2025년까지 핵항모 2척을 포함해 미국 항모 전력과 맞먹는 6척의 항모 건조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는 미·중 충돌 시험대 = 한국은 현재 사드 배치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은 은근한 경제·무역 보복조치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전면적인 무역제재를 취하지는 못하더라도 각종 한국산 제품 수입 인허가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통해 노골적으로 불이익을 안겨주는 방안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한반도 정세를 더욱 불확실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미 국방부가 해상기반 고성능 X-밴드 레이더(SBX)를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한 것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억지력과 더불어 중국의 아·태지역 제해권 장악을 무력화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