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1046) 51장 대통령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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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쩌다 보니까 대통령이 된 거야.”

하선옥의 허리를 감아 안은 서동수가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벽시계가 12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대동강이 내려다보이는 대통령 관저의 침실은 아늑하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키운 전(前) 대통령도 있지만 난 아냐.”

“아마 다른 분들도 대부분 그러셨을 겁니다.”

하선옥이 서동수의 가슴을 손끝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말했다.

“대통령직이 어디 회사처럼 대리, 과장, 부장, 이렇게 올라가는 것인가요?”

“내가 대통령이 된 건 운(運)이야. 운이 작용했다고.”

“다 그렇죠.”

서동수가 손을 뻗어 하선옥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직도 탄력이 강한 젖가슴이다. 젖가슴을 주무르며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물론 그 운은 뜬금없이 오지는 않아. 적당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때 찾아오는 거야.”

“그렇죠.”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 역사를 새롭게 세우는 거다. 이제 그 일이 남았어.”

하선옥은 서동수가 젖가슴을 마구 주무르는 바람에 숨이 가빠져서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 누구나 인정하는 새 역사를 만드는 것이지.”

방 안에 다시 열기가 덮이면서 하선옥의 숨소리가 높아졌다. 그렇다. 대통령은 통치자다. 대통령의 성격에 따라서 통치 방법이 달라지고 하다못해 비서실 분위기도 달라진다. 자고로 명군(名君) 소리를 들으려면 전 군주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 전해져 왔다. 그것은 전 통치자에 대해 대부분이 싫증을 냈기 때문일 것이다. 싫증을 넘어 증오했던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다른 짓을 하다가 대부분 군주가 듣는 소리가 무엇이었나?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라는 소리다. 서동수가 다시 하선옥의 몸 위에 오르면서 말했다.

“정직해야 돼.”

“천천히요.”

다리를 벌리면서 하선옥이 말했다.

“저, 금방 할 테니까 천천히 하세요.”

“그게 무슨 소리야?”

“무리하지 마시라고요.”

하선옥이 서동수의 남성을 잡아 동굴 끝에 붙이면서 허덕였다.

“각하는 아직도 세세요.”

“내가 누군데?”

“저것 봐.”

“그렇지, 자만은 금물이지.”

그 순간 서동수가 안으로 들어섰고 하선옥이 커다랗게 신음했다.

“아이고, 좋아.”

“있는 그대로를 국민에게 보이려고 노력해 왔다.”

서동수가 주문을 외우듯이 말했다. 하선옥의 동굴은 이미 흠뻑 젖어 있다. 탄력도 강해서 서동수는 머리끝이 솟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명예나 권력, 재물을 탐내지 않았어. 내가 뭘 더 바란단 말인가?”

“아이고, 아파. 각하, 천천히.”

“통치자는 큰 틀만 만들어 놓고 능력이 있는 관리를 골라 맡기면 되는 거야.”

“각하, 저 올라가요!”

“책임은 내가 지고 공(功)은 관리가 갖도록 하는 거다. 그래야 신이 나서 일해.”

“아이고, 나 죽어!”

그 순간 하선옥이 하반신을 추어올리면서 절정에 오른다. 하선옥은 서동수가 대포를 발사하지 않은 것을 안다. 그래서 조금 쉬고 다시 올라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