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리스트 총지휘’ 조윤선 ‘작성 개입’ 의혹… 特檢 “重범죄 엄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입 다물고… 눈 감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왼쪽 사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각각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블랙리스트’연루 특검 소환

金, 쏟아지는 질문에 ‘不答’
趙 “진실 밝혀지길 기대한다”

‘말 맞추기’ 차단 대질도 검토
朴대통령 지시 여부까지 추궁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삼성 수사’를 일단락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날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의 ‘핵’인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 수사와 블랙리스트 수사라는 ‘두 축’을 통해 최종 수사 타깃인 박근혜 대통령 턱밑까지 다다른 특검팀은 17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 이들의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에 더해 박 대통령의 지시·관여 여부까지 모두 밝힌다는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법꾸라지’로 불리며 지금까지 사법 처리를 요리조리 피해 온 김 전 실장이 이번에는 특검의 ‘법망’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묵인 아래 ‘김기춘 총괄 지시→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작성→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전달→문체부 실행’ 경로로 블랙리스트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구속된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조사를 통해 김 전 실장이 ‘총지휘자’ 역할을 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조 장관이 지난해 9월 문체부 장관 취임 당시, 업무보고 등을 통해 블랙리스트가 여전히 실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고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체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체부 직원 컴퓨터에서 그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 정무수석 재직 당시 블랙리스트에 대해 보고받는 등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증거를 확보했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더해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를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을 중대하게 위배한 행위로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작성은 1970년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고, 두 사람의 죄질이 매우 안 좋다”고 밝혔다.(문화일보 1월 5일자 9면 참조) 아울러 특검팀은 이들이 말을 맞출 가능성에 대비해 애초 계획과 달리 같은 날 두 사람을 전격 소환했다.

특검팀은 또 이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보고, 대질조사도 적극적으로 벌일 방침이다. 특검팀은 두 사람에 대해 ‘밤샘 조사’한 후, 18∼19일쯤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 특검 수사 ‘종착지’인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묵인한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