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장애로 힘든 내게 ‘카드섹션’ 격려… 용기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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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賞 문채원 양

안녕하세요. 최선화 선생님.

저 문채원이에요.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게 돼 너무 기뻐요. 5학년이 되니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저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 친구 관계예요. 요즘은 학교 가기 싫을 정도로 어렵습니다. 특별히 친구들이 저한테 장애인이라고 놀리거나 따돌리는 것이 아닌데도 비장애인이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나 중간놀이시간이 되면 친구들은 끼리끼리 나가 놉니다. 그럼 저는 휠체어에 앉아 멍하니 그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요.

문득 작년엔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해 보니 4명의 친구와 함께했던 훌라후프 춤 발표회가 기억이 나요. 같은 조원끼리 함께 곡을 정하고 동작을 하나하나 같이 정해 친구들과 함께 지내고 발표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거든요. 저는 다리도 불편하지만 손가락 사용도 불편해서 한 손으로 스케치북을 잡고 다른 손으로 스케치북을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손가락으로 스케치북을 한 장 잡으려고 해도 잘 잡히지 않고 어쩌다 한 장을 잡더라도 힘 조절이 잘 안 돼 찢어지기 일쑤였지요. 그런데 음악에 맞춰 스케치북을 넘기기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답니다.

선생님께 해보겠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정말 포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연습 때마다 제 옆에 오셔서 “채원아 할 수 있어, 한 번 넘겨보자”고 하시며 되지도 않는 연습을 시키셨잖아요. 선생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많이 속상했답니다.

그래도 선생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자 매일 하교 후 재활치료를 가는 틈틈이 집에서 엄마와 계획을 짜서 음악을 틀고 엄청 열심히 연습했어요. 그렇게 며칠을 연습하고 실수하고 또 연습해서 드디어 무대에 서는 날이 왔을 때 많은 사람 앞에서 과연 할 수 있을까 긴장도 됐지만 차분히 연습한 대로 한 결과 전 실수 없이 음악에 맞추어 카드섹션을 할 수 있었어요. 장면이 바뀔 때마다 사람들의 많은 함성과 박수 소리에 기분이 너무 좋았답니다. 그 영상을 저의 물리치료 선생님께 보여드렸더니 저의 몸 상태로는 불가능한 일을 했다면서 엄청나게 칭찬해 주셨어요.

정말 최선화 선생님의 칭찬과 격려가 아니었다면 전 일찌감치 포기하고 이런 기분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4학년을 즐겁고 좋은 추억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해주신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응원을 늘 잊지 않겠습니다. 저의 꿈인 자연의 음식으로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요리사가 되면 꼭 선생님을 초대해 대접할게요. 사랑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