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 기각>“돈이 실력임을 입증”… “짜깁기수사 당연한 결과”

시민단체들 엇갈린 반응
퇴진행동측 “촛불집회서 재벌총수 구속 촉구할 것”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9일 오전 기각된 데 대해 시민단체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등은 ‘사법부의 판단은 돈이 실력임을 입증한 결정’이라고 비판했지만, 보수 성향 단체들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결과’라고 환영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법부가 돈과 권력이 있는 자에게 관대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돈이 실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범죄사실이 드러난 사안까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는 점에서, 국민 법감정에 심각하게 어긋나는 결정을 내린 사법부는 국민 원성을 살 것”이라고 비판했다. 퇴진행동은 “법원이 국민의 분노를 외면하겠다면 우리는 광장에 모여 범죄집단 재벌총수 구속처벌을 더욱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며 “21일 13차 범국민행동에서 법원이 무너뜨린 정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법 위의 삼성’이라는 말처럼 법원이 여전히 삼성의 영향력 하에 있는 것이 드러났으니 특검이 영장을 재청구하고 추가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 내에서는 “국민 정서와 법리 사이에 일정 부분 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안재철 월드피스자유연합 이사장은 “특검의 ‘짜깁기 수사’에 대해 법원이 공정하게 판결해 나온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희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원천적으로 ‘정치 특검’이 형평성을 잃고 출발했으며 수사 선상에 오르면 구속영장 청구를 남발하는 등 법치가 아닌 정치에 몰입했다”고 비판했다.

김기윤·김현아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