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트럼프 고용창출 전략은 ‘市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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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 경제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일자리 만들기 정책이 구체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다소 거칠지만, 효과적인 일자리 창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2016년 고용지표는 우울했다. 임금은 조금 올랐지만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그나마 정부 고용이 10%나 차지했다.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도 트럼프가 시장(市場) 중시의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우선, 트럼프는 업계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을 우대한다고 약속했다.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전략이다. 포드와 캐리어 같은 기업들은 이에 따라 해외 공장 이전 계획을 취소했다. 둘째, 기업들을 독려해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드는 전략이다. GM은 추가로 1조 달러를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월마트와 아마존도 추가 고용을 약속했다. 알리바바의 마윈(Jack Ma),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도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셋째, 돈이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전략이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는 미국 내의 높은 법인세로 인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법인세를 현재 35%에서 15%로 대폭 낮춘다는 감세 정책을 제시했다. 해외에 있는 자금들이 미국으로 들어올 경우 감세도 약속했다. 돈이 돌아야 일자리가 지켜진다는 인식으로 친기업 정책을 거침없이 내놓고 있다. 넷째, 기술 혁신 전략이다. 트럼프는 실리콘밸리의 사장들과 면담하면서 혁신을 강조하고 지원 정책을 약속했다. 실리콘 밸리의 사장들도 일자리 창출 계획으로 화답했다.

다섯째, 규제 완화와 생산성 향상 전략이다. 하이테크 산업뿐만 아니라, 농업·사회간접자본(SOC)·제조업의 일자리 창출도 약속하고 있다. 트럼프가 약속한 1조 달러 규모의 SOC 투자는 생산성을 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에너지 산업의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다. 여섯째, 중국과 멕시코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공정무역 요구다. 트럼프는 미국의 제 몫 찾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교역 상대국에 환율을 조작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는 불공정 무역국에는 징벌적 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자리 중시 무역정책을 예측하게 한다.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고용 창출 정책에 기대를 보이고 있다. 증권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미국과 정반대로 가겠다는 대선 주자들의 발언이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기술 개발 경쟁을 해야 할 대학을 평준화하겠다고 한다. 성장의 싹부터 자르겠다는 발상이다. 대기업을 개혁해야 한다고 한다. 대기업은 우리나라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의 원천이다. 대기업 하나가 1년에 획득하는 특허 수는 국내 최상위 5개 대학이 취득하는 특허보다 많다. 대기업이 더 많이 생겨야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돈이 돌고 자본이 축적돼야 일자리가 생긴다. 노동 시간을 줄이겠다는데, 그러면 고용 비용이 늘어 일자리가 줄어든다.

임금을 올려서 일자리 늘리겠다는 이야기는 생전 처음 들어본 논리다. 세금을 올리면 투자가 줄고 가처분소득이 감소해 일자리가 줄어든다. 에너지 규제를 강화하면 모든 산업이 피해를 본다. 열심히 일하는 경영자의 발목을 잡아서는 일자리를 늘릴 수 없다. 거짓말보다는 미국의 정책을 검토해 시장 중시의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