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공장 축구장 400개 규모… 세계 최대 ‘반도체클러스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는 경기 평택시 고덕 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 상반기 가동 앞둔 ‘삼성 평택공장’ 가보니…

15조6000억원 투입해 건설
외벽·사무동 등 막바지 공사

3D낸드플래시 본격양산체제
차세대 IoT 선점 전진기지로

주변지역 개발 분위기로 활기
협력업체들 입주 건물 ‘속속’
도로 곳곳에 상가분양 현수막
41兆 생산유발·15만 고용효과

지난 17일 오후 2시 고덕 산업단지가 조성 중인 경기 평택시 고덕면 여염리 일원. 차를 타고 45번 국도 지제교차로로 빠져나와 삼성로에 다다르자 오른편에 거대한 회색 건물이 눈앞에 들어왔다. 삼성전자가 15조6000억 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평택 반도체공장이다. 이 공장 부지는 축구장 400개를 합친 것보다도 넓고 건물 높이가 80m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 계열사를 비롯해 협력업체 직원 1만8000명이 투입된 이곳은 올 상반기 가동을 앞두고 공장 외벽과 주변 사무동 등에 대한 막바지 공사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각종 설비가 투입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크게 2개 층으로 이뤄진 공장 건물에는 반도체 생산라인과 클린룸, 가스배관, 진공펌프 등의 인프라가 구성돼 있고 주변에 생산을 지원할 각종 유틸리티가 마련된다”며 “반도체 분야 엔지니어를 동원해 가장 현장에 적합한 설비를 세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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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역도 개발 분위기로 한창 활기를 띤 모습이다. 반도체 장비나 소재를 다루는 회사가 입주할 건물이 곳곳에 속속 지어지고, 도로마다 아파트나 상가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곳에 투자를 결정한 이후 삼성과 함께 일하고 있는 협력업체에서 주변 건물 입주에 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 일대 상권 투자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 반도체공장을 포함하고 있는 고덕 국제신도시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계획인구가 14만 명에 달하는 이곳은 오는 2019년까지 각종 행정기관 이전을 통해 행정타운이 개발되고 동시에 2020년까지 국제교류단지, 에듀타운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 일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시는 서정리역세권에 환승주차장을 건립하고 복합여객터미널을 배치할 예정이어서 향후 이 일대는 상업·업무·문화 기능을 갖춘 도시로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덕산단 진입도로와 고속도로, 국도 연계 6개 노선, 진입 IC 등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어 이 일대 교통여건도 개선된다. 시 관계자는 “고덕 신도시를 첨단산업과 교육, 문화, 행정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평택 반도체공장을 기반으로 최신 반도체 제품을 생산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모바일, 서버 분야의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고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안에 평택 고덕산단 내 산업용지 283만㎡ 부지 중 79만㎡에 4개 생산라인과 기숙사 등을 갖춘 1단계 반도체 생산공장이 완비되면 삼성 반도체의 주력 생산품인 3D 낸드플래시가 본격 양산된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낸드플래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적용한 가전제품과 서비스에 활용도가 높아 앞으로 전자업계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이다. 특히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에도 낸드플래시가 사용돼 향후 낸드플래시 수요는 5년 안에 15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반도체 업황 추이를 지켜보며 고덕산단 내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다른 산업용지(206만㎡)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평택 반도체단지 조성으로 주변 지역에 다양한 협력사와 고객사의 입주가 예상되고, 용인 기흥과 화성, 평택을 잇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될 전망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단지와 정보기술(IT) 연구·개발기관이 모여 있는 경기 남부권, 디스플레이 생산단지가 위치한 천안·아산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충청권을 잇는 대형 IT 밸리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41조 원의 생산유발과 15만 명의 고용창출 등 경제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등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