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10번 우승했지만 야구밖에 모르는 겸손한 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응용 회장이 인터뷰 도중 방문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을 반기고 있다.

김인식이 본 김응용

김응용(76)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인식(70)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 협회장과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아 오는 3월 열리는 WBC 우승,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 6일 김 회장과의 인터뷰 도중 불쑥 김 감독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김 회장은 마치 구원군이라도 도착한 듯 활짝 웃으며 그를 반겼다.

김인식을 프로야구 지도자의 길로 이끈 건 김응용. 1986년 당시 해태를 이끌던 김응용 감독은 김인식 동국대 감독을 수석코치로 발탁해 손발을 맞췄다. 김인식 감독은 1990년 신생팀 쌍방울의 사령탑으로 기용됐고, 1995시즌부터 두산을 지휘해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김인식, 김응용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고 후배가 4승 2패로 선배를 꺾었다. ‘절친’ 김응용-김인식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인터뷰하던 김 회장이 화장실에 다녀온다면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김 감독에게 김 회장을 ‘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감독은 마치 답변서라도 준비한 듯 “대한민국 사람이 다 알 듯이 (김 회장은) 야구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며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10번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감독이지만, 그런 엄청난 업적을 남기고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게 (김 회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다른 감독이 10번 우승했더라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나부터도 우승을 10번 차지했다면 ‘해봤어?’라고 자랑할 텐데 (김 회장은) 절대 내색하지 않는 겸손한 분”이라고 덧붙였다.

둘은 한화 감독으로 프로야구 지도자 생활을 마감했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2005∼2009년, 김응용 감독은 2013∼2014년 한화를 이끈 뒤 프로야구 경기장을 떠났다. 그리고 대표팀 사령탑의 바통을 주고받았다.

김응용은 2000 시드니올림픽, 김인식은 2년 뒤 2002 부산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다. 김인식 감독은 올해 WBC까지 총 5차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