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장관 지명자 므누신 “强달러 중요”… 트럼프와 엇박자?

“트럼프 强달러 우려 발언은
단기적 움직임에 대한 언급…
경제성장·세제 개혁이 핵심”

트럼프, 정부업무 연속성위해
‘오바마 관료’ 50명 유임 요청

20일 공식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는 트럼프의 ‘강(强)달러로 인한 수출 피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달러가 강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환율 문제에 대해 므누신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 구상과 다소 어긋난 입장을 나타냈지만, 어쨌든 미국 경제성장률 3~4% 달성이란 목표에 대해서는 트럼프와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

19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므누신은 이날 미 상원 금융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의 달러는 오랜 기간 가장 매력적인 통화였다”며 “장기적인 달러 강세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7일 월스트리저널(WSJ)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을 동요시키고 미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달러 현상을 우려한 바 있다. 트럼프는 당시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경쟁할 수가 없는 것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아서고,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므누신은 “트럼프의 발언은 단기적인 움직임에 대한 언급”이라며 미국 역대 정권의 입장과 같이 강달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므누신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정부 부채 상한선 상향을 통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가능성을 해소하면서 강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므누신은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정책을 사용함으로써 3~4% 수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이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성장에 모든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세제 개혁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내셔널풋볼리그(NFL) 뉴욕 제츠의 구단주 우디 존슨을 주영국 대사로 지명했다. 존슨은 대선 기간 트럼프와 공화당이 공동으로 만든 후원기구인 ‘트럼프 승리 위원회’에서 부회장을 맡아 거액의 선거자금을 걷은 인물로 공화당 거물 후원자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오랜 우방인 영국에는 직업외교관보다는 정권의 후원자를 대사로 내보내곤 했다. 또 트럼프는 부실교육 논란에 따른 집단소송을 당했던 트럼프 대학 문제도 취임 전 모두 해소했다.

한편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료 50명에게 유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19일 CBS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는 워싱턴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정부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 협업 업무를 맡은 브렛 맥커크 특사,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 토마스 섀년 국무부 정무차관, 아담 스주빈 해외자산통제국(OFAC) 국장 대행, 닉 라스무센 국립대테러센터 소장 등 50명이 당분간 유임하게된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