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최악 상황에도 고용보장 결정…勞, 임단협 합의해야”

- 강환구 사장 호소

“올해 3~4개 도크 가동 멈춰야
노조가 고통분담 동의 않으면
구조조정 요구 따를 수밖에”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올해 독(dock) 3∼4개의 가동을 중단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용을 보장하겠다며 임금 및 단체협약 최종 합의와 분사 협조 등을 호소하고 나섰다.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의 인력 구조조정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 사장은 20일 오전 담화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올해 매출 계획은 1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감이 대폭 줄어 올해 최소 3∼4개 독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인력이 6000명이 남는 데다가, 자금줄을 쥐고 있는 주채권은행이 자구계획을 실천하라는 경고를 던지고 있다”고 위기에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회사는 고용보장을 선택했고 고통분담을 요청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채권단의 인력조정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임단협 합의를 호소했다. 노조가 반발하는 사업 분할에 대해서는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시작된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해를 넘겨 256일째 진행 중이다. 사측은 앞서 19일 열린 73차 임단협 교섭에서 올해 고용을 보장하고, 임직원 기본급 20%를 반납하는 최종 제시안을 내놨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약 2000명, 삼성중공업도 최소 1000여 명 규모로 인력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측의 최종 제시안에는 고정연장수당 폐지에 따라 임금을 10만 원 인상하는 안도 포함됐다. 상여금 지급 기준은 연간 800%에서 매월 50%씩 지급 및 설·추석 각 100% 지급으로 변경한다. 신규채용 시 종업원 자녀 우대조항,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을 삭제하고 해외연수를 경영정상화 때까지 유보하는 등의 기존 안은 유지됐다.

강 사장은 “연봉 4000만 원 이상을 받는 신입사원이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을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강 사장의 호소에도 불구, 노조는 교섭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반대 의사를 밝혀 설(28일) 전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조 측은 “고정연장수당 폐지 보상마저도 상여금 분할 지급을 전제 조건으로 하는 등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