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탈락… 기자 혹평… 남녀 前챔프들 ‘수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코비치 호주오픈 2회전 고배
외신 “전례 없는 충격적 패배”

“이겼지만 실책 많았다” 묻자
윌리엄스 “불친절한 질문” 반발

세리나 윌리엄스(36·미국)와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 두 ‘전직’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USA투데이는 20일 오전(한국시간) “윌리엄스가 자신의 경기를 혹평한 기자와 설전을 펼쳤고, 끝내 사과까지 받아냈다”고 전했다.

세계 2위 윌리엄스는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 단식 2회전에서 61위 루치에 샤라프조바(30·체코)를 2-0(6-3, 6-4)으로 제압하고 32강에 올랐다. 문제는 경기 후 발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테니스 전문기자 벤 로젠버그가 “오늘 이기기는 했지만, 실책도 많았고 서브도 좋지 않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이에 윌리엄스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

윌리엄스는 “상당히 답변하기 힘든 질문이다. 진정으로 하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로젠버그 기자는 “단순히 나의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고, 윌리엄스는 “당신은 여기(기자회견실)에서 나가는 것이 좋겠다”며 “정말 불친절한 질문이었고 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로젠버그 기자는 곧바로 사과했지만, 윌리엄스는 “나는 오늘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샤라프조바는 과거 세계 10위권에 들었던 선수이며 절대로 쉬운 상대가 아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로젠버그 기자는 자신의 SNS에 “앞으로 그 누구도 윌리엄스에게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말라. 특히 그녀가 정말 경기를 못 했을 때는”이라는 글을 남겨 불쾌감을 드러냈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윔블던 이후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하며 “예전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공동 창업주인 알렉시스 오헤이언(34)과의 약혼 소식을 발표한 이후 윌리엄스가 테니스에 전념하지 않을 것이란 비아냥까지 나오는 상황. 윌리엄스가 기자들의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한편 세계 117위 데니스 이스토민(31·우즈베키스탄)에게 충격적 패배를 당하며 호주오픈 2회전에서 탈락한 조코비치에 대해서도 외신들은 “조코비치가 길을 잃었다”며 혹평했다.

영국 BBC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충격적인 패배”라고 평가했고, 가디언도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시즌 전 미국 ESPN은 “조코비치가 올 시즌 단 한 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조코비치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짐을 싸서 집에 가는 일”이라는 말만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났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