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트럼프 취임과 국제질서 요동…韓美同盟 더 강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20일 (한국 시간 21일 오전 2시)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마할 때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외쳤고, 취임 후에도 그런 방향으로 행정부를 이끌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중국의 부상과 4차 산업혁명 등 근본적 변화가 예상되는데, 최강국의 이런 기류까지 겹치면서 냉전 이후, 혹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대의 국제질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의 언행으로 인해 아직 불확실성이 많지만, 중국의 팽창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하나의 중국’ 흔들기를 시도했으며, ‘힘을 통한 평화’ 노선을 천명하고 있다. 미·중 통상 충돌은 이미 시작됐다. 트럼프 경제팀은 중국과의 ‘불공정 무역’을 바로 잡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중국도 맞대응 보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미·중 패권 대립은 한·미 동맹(韓美同盟)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동시 추구를 양립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해 양국과 협력이 필요한 한국으로선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튀는 것도 우려된다.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 기업이 이를 가공해 미국에 파는 한·미·중 무역 구조로 인해 한국 경제의 타격이 우려되는 것이다. 다행히 트럼프 경제팀이 중국과의 무역장벽을 쌓더라도 동맹국과의 자유무역은 미국 번영에 도움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한·미 FTA 재협상 문제는 잘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상황이 어지러울수록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은 다음의 두 기본원칙을 더 굳건히 유지해야 한다. 우선, 한·미 동맹의 강화가 더 중요하다. 대결 구도가 첨예화할 때, 모호한 중립은 양측 모두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 중국이 한국을 대접하는 것도 한·미 동맹이란 배경 덕분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최근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와 미·일 동맹 강화에서 엿볼 수 있듯이, 미국은 영국·일본과의 ‘해양동맹’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음은, 자강(自强)이다. 국익 중심으로 국론을 통일하고 국력을 배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시급한 때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정치권이 정쟁으로 국익을 훼손한다면 매국노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