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健保 개편안>‘단계적 개편’ 차선책 선택… 찬반 격론 일 듯

- 개편안 평가 및 전망

野·시민단체 ‘단일체계’ 요구
‘올해 法개정→내년 시행’ 계획
정부 추진과정서 진통 불가피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본격 추진에 나섰지만, 법 개정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단계적 개편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개편안 발표가 ‘소득 중심의 단일화 체계’를 핵심으로 한 야당 및 시민단체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상반기에 법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개편안을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국회 논의와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지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부족한 개편안이라는 목소리를 내는 반면, 건강보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실적인 ‘차선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23일 보건·학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건강보험부과체계 개편안을 두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 개편안이 지난해 발표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개편안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야 3당은 직장·지역 가입자 구분을 없애고 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소득일원화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현행대로 직장·지역 틀을 유지하면서 재산·자동차 비중을 줄이고 소득 비중을 서서히 올려가는 정부 안과는 차이가 있다.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정부 안은 형평성을 일부 보완할 수는 있지만 확실한 방법은 아니다”며 “지역가입자에게 부담을 계속 주면서 지나치게 고소득자를 보호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 실장은 “소득파악률, 건강보험재정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일시에 소득 중심 단일보험료 부과체계로 개편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 자체가 어렵다”며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현재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식보다 현시점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중심으로 한 단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소득일원화 개편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가입자 간 부과 기준이 다르고 모든 소득을 파악하기 어려워 당장 시행에 한계가 있다”며 “가입자의 형평성과 국민의 수용성, 재정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