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심판·특검 수사>朴에 블랙리스트 서면보고?

특검, 정황 다수 확보해 추적중
작성지시·대면보고 물증은 없어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이 문화예술계 인사 1만 명의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서면 보고를 받은 정황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다만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받거나 직접 명단 작성을 지시한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2월 초 계획하고 있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서 이 점을 집중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 특검팀은 23일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21일 오전 구속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을 연일 사무실로 소환해 박 대통령의 지시·관여 여부를 조사 중이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정부 지원을 끊도록 청와대 정무수석실 등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정무수석 시절 리스트를 직접 만드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구속된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조윤선 정무수석→문체부’로 이어지는 블랙리스트 ‘의사 결정 흐름’을 대부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정농단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병우 전담팀’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 대면조사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이번 주 청와대 측과 접촉할 예정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