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심판·특검 수사>국회측 “탄핵소추 수정안 25일까지 헌재에 제출”

“기업체에 임원채용 부탁 등
헌법상 시장경제주의 훼손”

朴측 “새로운 사유 추가 땐
국회 재의결 필요” 강력 반발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은 23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수정안을 늦어도 수요일(25일) 전에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심판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은 수정안이 제출되는 즉시 ‘국회 재의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하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바른정당 현판식 및 의원 전체 회의에서 “우리 헌법의 양대 가치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가 있는데 (박 대통령이)시장경제주의를 훼손하고 위반했다는 점을 탄핵소추 사유로 정리해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대통령이 기업체에 임원 채용과 납품업체 선정을 부탁하거나 재단법인 설립 등을 한 행위는 법적 근거 없이 한 것이고 헌재에선 이를 권력적 사실행위라고 한다”며 “대통령은 기업의 자율적 의사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상 시장경제주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수정안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 등 야권 의원들은 “새로운 탄핵소추안 작성에 (블랙리스트 의혹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측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박 대통령 변호인 측은 “국회의 수정안 내용이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된 원안과 비교해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변경 신청서를 보고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만약 소추원안과 수정안 내용의 연속성이 없거나 수정안에 새로운 탄핵 사유가 추가될 경우 국회가 수정안에 대한 본회의 의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거야말로 골대가 움직이는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이 동네 고스톱판보다 못한 것이냐”고 반발했다.

박 대통령과 가까운 한 법조계 인사도 “탄핵 심판에서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는 심판 대상을 특정하는 핵심 요소”라며 “국회 측이 박 대통령의 세부 위법 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려우니 모호한 헌법 위반 사실로 방향을 돌리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전날 관저에서 변호인단과 헌재 심리에 대비한 회의를 하면서 국회 측의 수정안 제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용·김병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