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가 남긴 아름다운 편지…”

“언론에 내용 말하지 않을 것”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워싱턴의 백악관을 떠나면서 손수 쓴 편지 한 통을 남겼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고위 참모진 선서식 연설에 앞서 양복 상의 왼쪽 안주머니에서 흰색 편지 한 통을 꺼내 보이면서 “방금 집무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남긴 아름다운 편지를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소중히 잘 간직할 것이고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언론에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임하는 미국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기는 것은 당적을 초월해 이뤄지는 오랜 관행이다.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에게, 다시 부시 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각각 편지를 남겼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당시 ‘빌에게(Dear Bill)’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당신은 이곳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여길지도 모르는 비판으로 인해 어려움을 처하게 될 수도 있다”며 “그러한 비판자들 때문에 낙담하거나 항로를 벗어나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는 ABC방송에 의해 공개됐다. 그는 편지에서 “대통령으로 일하는 것은 인생의 환상적인 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힘든 순간에 친구들이 실망시킬 때도 있겠지만 전능한 신과 사랑하는 가족의 품속에서 위안을 느끼며 앞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