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교수가 법원앞 노숙농성… 法治 흔드는 법조인

‘조의연 파면’ 피켓도 등장
민변 소속 변호사 등 시위
중앙지검엔 보수단체 집회
법원재판권 침해 우려 제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광화문의 ‘촛불’과 ‘맞불’이 옮겨오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와 법학 교수들이 법원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법원의 판단에 대한 비판을 넘어 노숙농성까지 벌이는 것은 자칫 재판권 침해의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모를 리 없는 법률 전문가들이 나선 것은 여론을 통해 법원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4일 서울중앙지법 법원삼거리 앞에는 변호사와 법대 및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이 천막을 치고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5일째 진행 중인 농성은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농성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진보 성향 변호사뿐 아니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등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가 부당하다’며 특검은 영장을 재청구하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재판 결과나 법원의 판단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면서도 “법률 전문가들이 이를 넘어 법원 판단을 비판하는 노숙농성까지 진행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부적절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도 “시민단체 회원이 아닌 법률전문가들이 여론을 통해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자세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도를 넘어선 주장도 있었다. 농성장에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결정을 내린 영장전담판사인 ‘조의연 파면’이라는 피켓이 걸려있다. 헌법 106조 1항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