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익 우선”… 중도실용 내걸고 외교안보 ‘右클릭’ 예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외교안보 정책 간담 문재인(왼쪽 두 번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트럼프 정부 출범-한국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트럼프 정부 출범’ 간담회

“70년 韓·美동맹 굳건히 하며
中과 전략적 협력 강화할 것”
일각선 “여전히 어정쩡” 비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 외교·안보·통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과 관련, “불확실성의 시대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국익 우선의 외교·안보·통상 정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가 세계 정세 변화를 계기로 ‘국익 우선주의’라는 중도·실용 가치를 내걸고 외교·안보 정책에서의 ‘우클릭’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로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트럼프 정부 출범 간담회’에 참석해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세계가 불확실성의 시대로 들어섰다고 하는데, 우리 외교의 걸어갈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한편으로 동맹 강화를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미국 이익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영국이 브렉시트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전 세계적 외교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외교·안보·통상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문 전 대표는 외교·안보·통상 정책의 제1원칙으로 ‘국익 우선 외교’를 제시하고 “지난 10년간 한국 외교·안보는 총체적으로 실패했고 국익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국익은 다른 나라와 협력해 공동 번영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대륙과 해양을 잇는 지정학적 이점을 살리는 교량 외교가 국익 우선 외교”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앞으로 미·중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는데, 70년 한·미 동맹을 굳건히 발전시키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며 ‘맞춤형 협력 외교’를 강조했다. 그는 “일본, 러시아와의 관계도 진전시켜야 하고 지금까지 타성에서 벗어나 유럽, 아시아 국가 등과의 관계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 등 한·미 안보협력에 새로운 현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우리 안보를 우리가 책임진다는 기조하에 당당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무역 추세 속에서 통상 현안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통상 파고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체계를 빨리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문 전 대표가 ‘국익 우선주의’에 입각한 외교·안보·통상 정책 기조 변화를 시사했으나 아직 구체성이 결여된 대원칙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남석·김다영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