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바이오에너지센터’ 3년째 보수中

설계 대비 가스생산 39%불과
수익도 예상치의 20%선 그쳐
‘230억 시설’ 애물단지 우려

음식물 쓰레기로 스팀을 생산해 인근 기업에 판매하는 울산 자원순환형 폐기물 처리장이 설계치보다 생산량이 크게 부족, 3년째 보수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성능 미흡 등으로 자칫 자원순환이란 당초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은 2011년 시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울주군 온산읍에 230억 원을 들여 ‘온산바이오 에너지센터’ 조성공사를 한라산업개발 등에 맡겨 착공, 2014년 1월 말 준공했다. 이 시설은 하루 100t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로 하루 77t의 스팀을 생산해 인근 기업에 판매하는 자원순환형 폐기물처리장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시공업체가 준공 후 3년간의 의무운전(점검 및 보완 운전)에 들어간 결과, 실제 음식물 처리량이 설계 기준의 50% 수준에 그치는 등 문제가 발생, 2015년을 전후해 몇차례 보수공사를 벌였다. 이후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은 설계 수준에 거의 도달했으나, 스팀 생산량은 하루 30t으로 여전히 설계치 대비 39% 수준에 그치는 등 문제가 계속됐다. 이에 환경공단은 1월 말로 예정됐던 의무운전 기간을 오는 10월까지로 9개월 연장하고, 시공업체에 또다시 보수공사를 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당초 이 시설에서 나온 스팀을 인근 기업에 판매해 연간 7억 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수익이 실제로는 1억8000만 원(2016년 기준)에 그쳐 ‘자원순환’이란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시설물 준공 후 운영과정에서 일부 설비의 부식 등으로 작은 문제가 발생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탱크청소와 설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스팀 생산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준공 후 운전을 시작한 지 3년도 안 돼 설비가 부식되는 등 기계적 문제를 잇따라 발생시킨 것으로 미뤄 보수공사 완료 후에도 제 성능을 발휘할지 불투명한데다, 운영과정에서 유사한 문제점이 또다시 발견될 가능성도 높아 230억 원을 들인 자원순환형 폐기물처리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산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음식물 자원화 시설에 대한 기술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설비 고장과 운영상의 문제가 추후 울산시에 이관된 뒤에도 되풀이된다면 시민 세금만 축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