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탓에 세뱃돈도 줄이나…신권 교환 수요 감소

설(28일)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경기 불황 영향으로 세뱃돈으로 쓸 신권 수요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권 마련을 위해 각 은행 점포마다 몰리던 수요가 사라진 것이다. 신권 수요자는 할아버지·할머니와 60대 전후 은퇴자들이 많아 예년의 경우 오피스 밀집 지역보다 아파트 등 주거지역 영업점에 많이 몰렸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지점들은 지난주부터 세뱃돈 수요에 맞춰 출금하는 고객에게 신권을 내주거나 구권을 교환해 주고 있다.

하지만 올해 신권 수요가 예년과 비교했을 때 많지 않다는 게 시중은행 분위기다. 신권은 항상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부족하지만 올해는 신권 수요가 증가하지 않아 아직 교환에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아파트 밀집 지역인 강남구 압구정동 등을 배경에 둔 우리은행 신압구정지점 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신권 교환을 시작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수요가 확실히 줄었다”면서 “경기 불황 탓인지 신권 주 고객층인 어르신들이 예년처럼 영업점을 찾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추워진 날씨 탓도 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온이 크게 떨어지자 영업점 방문 고객도 줄어 대기시간도 평소와 비슷하다”고 했다.

설 명절 신권 수요 감소는 세뱃돈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도 읽힌다. 한국은행은 세뱃돈을 신권으로 고집하기보다는 깨끗한 돈을 활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매년 설마다 폭증하는 신권 수요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신권 교환보다는 깨끗한 돈을 활용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 직전 10영업일 간 화폐 순발행액은 5조2000억 원에 달한다. 또 지난해 신권 교환 등의 이유로 쓰인 화폐제조비용은 1503억 원으로 전년 1440억 원보다 4.4%(63억 원) 증가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