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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25일(水)
복주머니 만두, 만두피 오므려 부추로 ‘돌돌’ … 입안에 福 터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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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얇은 만두피에 소를 넣고 부추로 돌돌 말아낸 복주머니 만두. 치자와 시금치로 만두피에 색까지 입혀 설 명절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의 새로운 태양이 곧 떠오른다. 닭은 울음으로 새벽을 알리며 암흑 가운데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길한 동물로, 특히 붉다는 것은 ‘밝다’라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에 아마도 올해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 가득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며칠 뒤에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이다. 누구나 설날에 얽힌 아련한 추억이 있겠지만, 나는 설날에 아버지께서 손수 만들어 주신 연을 친구들과 함께 날리다가 나뭇가지에 걸려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을 잔뜩 안고 집에 들어서면 어머니가 부엌에서 끓이던,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국을 잊을 수 없다.

설에는 어느 집이든 나름의 떡국을 꼭 먹는다. 그래서 요즘은 드물지만 예전에는 설을 앞두고 가래떡을 뽑기 위해 방앗간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설 같은 명절에 가래떡을 찾은 이유는 여러 가지 좋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희고 긴 가래떡은 순수와 장수를 의미하고, 어슷하게 썬 가래떡은 모양이 돈과 비슷하다 하여 물질적 풍요까지 기원한다. 어릴 적에 떡국을 남기면 아버지께서는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래서 남은 떡까지 살뜰히 먹었던 기억이 난다.

설날 하면 또 한 가지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만두다. 온 가족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빚는 만두야말로, 가족을 모으고 가족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특별한 음식이다. 만두는 중국에서 유래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오늘날 중국에서는 소를 넣지 않고 찐 떡(찐빵과 유사)을 ‘만두’라 하고 소를 넣고 만든 것을 ‘교자(餃子)’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소를 넣은 것을 ‘만두’라 하며, 그중에서도 만두 형태에 따라 네모난 모양의 편수, 해삼 모양의 규아상(미만두) 등으로 부른다. 만두는 지금은 흔한 음식이지만 옛날에는 특별한 날이나 명절에 먹는 별식(別食)이었다.

만두의 일화는 중국의 고서 ‘사물기원(事物紀原)’에 재미있게 기록되어 있다. 유비(劉備)의 책사였던 제갈량(諸葛亮)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노수라는 강가에서 심한 풍랑을 만났는데, 남만의 풍습에 따라 사람의 머리 마흔아홉 개를 물의 신에게 바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때 제갈량이 양고기 등을 밀가루 반죽으로 싸서 사람 머리 모양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자 풍랑이 가라앉았는데, ‘만인(蠻人)의 머리를 본떴다’ 하여 ‘만두(蠻頭)’라 했고 후에 음이 같은 ‘만(饅)’자를 써서 ‘만두(饅頭)’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음식 하나에도 스토리가 숨어 있으니 더 흥미롭다.

이번 설에는 조금 색다른 모양의 ‘복주머니 만두’를 소개한다. 만두피는 속이 비치도록 얇게 밀고 다진 닭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 양념을 섞어 소를 만든 후 복주머니 모양으로 빚은 만두로 옛날에는 궁궐에서 많이 먹었다고 전해진다. 6㎝ 정도 크기의 만두피에 동그랗게 만든 소를 넣고 얌전하게 오므린 후 부추로 돌돌 말면 복을 듬뿍 담은 복주머니 자태의 만두가 완성된다.

소를 적게 넣으면 잘 터지지도 않고 아이들도 제법 잘 만들 정도로 어렵지 않다. 가지런히 복주머니 만두를 여러 개 빚어 놓는다면 설 손님맞이가 더욱 즐거워진다. 미리 준비해 놓은 양지 육수에 복주머니 만두를 서너 개 넣어 후르륵 끓인 후 달걀 지단을 얹어내면 설날에 복을 듬뿍 전하는, 가장 기분 좋은 설음식이 된다. 보기만 해도 복이 굴러와 펼쳐질 것 같은 복주머니 만두로 행운 가득한 2017년이 되시길 바란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어떻게 만드나

재료(2인분 기준)


닭 가슴살 120g, 두부 30g, 세발나물 30g(한 줌), 부추 10줄기, 잣 10개, 만두소 양념(다진 잣 1큰술, 다진 생강 1/4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다진 파 1/4작은술, 소금 1/8작은술, 조선간장 1/4작은술, 식용유 1작은술, 설탕 약간), 만두피(밀가루 2컵, 식용유 2작은술, 소금 1/2작은술, 물 3/4컵, 치자가루와 시금치 약간), 육수(양지 100g, 물 8컵, 대파 1/2개, 마늘 1개, 통후추 1/2작은술, 조선간장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밀가루에 소금과 물, 식용유를 넣어 반죽해 직경 6㎝의 원형이 되도록 얇게 민다. 색깔 있는 만두피를 원할 경우 치자 우린 물이나 시금치 삶은 물을 밀가루 반죽에 추가한다.

2 쇠고기(양지머리)를 덩어리째 흐르는 물에 핏기를 뺀 후 냄비에 물, 파, 마늘, 통후추를 함께 넣어 끓인다. 양지는 30분 정도 삶아 건진 후 젖은 행주에 싸서 눌러 편육으로 만들고, 육수는 기름을 걷어낸 뒤 차게 식힌다.

3 닭 가슴살을 곱게 다진다. 부추는 끓는 물에 5초 동안 데치고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짠다.

4 두부는 물기를 짜서 으깨고, 세발나물은 10초간 데친 후 물기를 제거하고 2∼3㎝로 자른다.

5 믹싱볼에 만두소 양념을 모두 합해 잘 섞은 뒤, 3의 닭 가슴살과 4의 두부, 세발나물을 모두 넣고 잘 치대 만두소를 만든다.

6 준비한 만두피에 소를 조금씩 올리고 잣을 하나씩 얹은 다음 오므려 부추로 돌돌 말아 묶는다.

7 2의 양지 육수에 6의 만두를 넣어 끓인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그릇에 담아 낼 때 복주머니 만두 위에 잣을 하나 올리면 포인트가 된다.



조리Tip

1 만두피는 뜨거운 물로 익반죽하면 더 쫄깃하다.

2 반죽한 만두피는 30분간 숙성시키면 잘 찢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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